제목 [교사의 눈] '교사 불신' 시대…"교사 패싱하는 구조부터 바꿔야죠"
[EBS 뉴스]
매주 교사의 시각에서 한국 사회와 교육 현장을 조명하는, '교사의 눈' 시간입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뜨거운 화두 중 하나가 교권입니다.
악성 민원이나 소송 등 교권침해가 잇따르면서, 교사들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고 김하늘 양의 사망 사건 이후, 설익은 대책들이 이어지면서, 교사에 대한 불신이 더 번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지난달 대전광역시에서
'교사가 초1 학생 살해'
"교사 정신질환 검증 늘리자"
'하늘이법' 등 대책 잇따라
교사들, "교사 악마화해선 문제 해결 안 돼"
홍섭근 교감 / 경기 신풍초등학교
"어떤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들, 우울증을 가진 교사들이 마치 예비 범죄자나 예비 살인자인 것처럼 막 언론에서 이렇게 비춰지고 있는데 절대 그럴 수도 없고, 그렇지도 않는데. 그렇게 악마화하고 마녀사냥 하듯이 그렇게 접근하는 프레임이 과연 옳은가.
학생 교육권·교사의 교육할 권리
필요한 관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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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교사 불신을 극복하고, 공교육을 회복하기 위해선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할지, 경기 신풍초등학교 홍섭근 교감과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교사 불신>이라는 책의 작가이기도 하십니다.
이게 이미 2019년에 출간된 책이죠.
그런데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교권 문제를 다 담고 있습니다.
8년 전과 지금 학교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습니까?
홍섭근 교감 / 경기 신풍초등학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고요. 오히려 더 악화됐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2019년에 책 제목을 그렇게 이제 쓰니까 이제 많은 논란들이 좀 있었는데 저는 이제 교육 정책을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여러 가지 시그널의 의미를 분석을 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에 미래에 어떻게 변화가 될까 이걸 고민하는 지점에서 이제 학교와 교사 불신이 좀 심화가 되겠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해석을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7년 지난 지금 현재 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고 더 이 현상들이 심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정말 우울한 예측이 결국 이 현실이 되고 말았는데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이런 교사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보시는지요?
홍섭근 교감 / 경기 신풍초등학교
혹자들은 어떤 특정 이슈라든지 사건 때문에 이 교사 불신이나 학교 불신이 심화됐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좀 생각이 다르고요.
아무래도 좀 시대가 변하고 빠르게 변하다 보니까 또 국민들의 인식이 변하다 보니까 그런 현상들이 생겨난 것도 있고 또 이제 70, 80년대 과거에는 교사들이 굉장히 그 지역에서는 고학력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는 그렇지 않고요.
그리고 또 이제 MZ세대들이 빠르게 학부모라든지 이런 분들로 등장을 하다 보니까 이런 어떤 본인들이 학창 시절을 기준으로 학교나 교사를 평가하고 재단하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충돌 지점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세대가 변화한 가운데 교육 당국 어떤 교육적인 구조에서도 문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고쳐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홍섭근 교감 / 경기 신풍초등학교
저는 이제 개인적으로 교육청에 좀 오래 있었습니다.
한 10년 정도 있었었는데 보통 이제 사건이라든지 특정 이슈 또는 특정 법 이런 것 때문에 어 어떤 그 사회 변화가 생긴다라고 생각을 하고 특정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비판하고 비난하고 이런 현상들이 심화되는데 사실은 학교 현장에 그렇게 재량권이 많지 않습니다.
교사 개인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그 이유를 법과 제도 정책이라고 봅니다.
어 그러니까 교육 당국이 충분히 현장성을 가지지 않고 있다라는 거죠.
예를 들면 교육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분들 중에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 근무하신 분들은 10%가 채 되지 않습니다.
교육청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의미에서 나오는 법과 제도, 정책이 현장성에 기반하지 않고 오히려 현장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 비난은 대부분 교원들 교사들이 받고 있는데 그 미스 매칭이 원인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러니까 교사를 패싱하는 정책 결정 구조와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못 담은 제도가 문제라고 지적을 해 주신 건데요.
최근에도 현안이 하나 있습니다.
고 김하늘 양 사건 이 이후에 또 교사를 어떤 문제 교사로 낙인을 찍기 시작하면서 불신이 또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요.
대전광역시와 또 교육 당국의 대응 어떻게 보셨습니까?
홍섭근 교감 / 경기 신풍초등학교
일단 굉장히 안타까운 사건이고요.
제가 알기로는 어떤 교사가 직접적인, 학생에 대한 가해자가 된 최초의 사건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요.
그런데 이 사건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여러 어떤 지금 경찰 수사 상황이라든지 이런 거를 분석을 해 봤는데 그 해당 교사 가해 교사의 우울증으로 인해서 생긴 상황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언론이라든지 이런 데에서는 교사의 정신 질환이라든지 우울증을 굉장히 부각시키고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재직 중인 교사들 우울증이나 정신 질환을 가진 '잠재적인 범죄자들이 많다', '이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어떤 교육부나 정치권 교육청들이 나서서 앞다퉈서 그 입법 발의나 제도를 대안으로 대책으로 내놓았습니다.
최근에 입법 발의된 10개의 법안을 제가 다 내용을 봤는데요 대체적으로 3개 정도가 크게 대책으로 나오고 있는데 첫 번째는 CCTV 확대 그리고 두 번째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를 법제화하는 것 그리고 정신 질환으로 인해서 휴·복직 시에 그 별도의 외부 위원회를 둬서 특히 이제 학생과 학부모 등 외부 위원회를 둬서 여기에서 그 해당 교사가 직무에 복귀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심의하는 기구를 만든다라는 총 세 가지의 큰 그 큰 틀에서 그 제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저는 세 개 다 크게 실효성이 없다라고 봅니다.
특히 이제 CCTV가 생겼다고 어떤 이런 어떤 극단적인 사건 굉장히 예외적인 사건인데 이런 것들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요.
그리고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법제화되기 이전에 과거의 어떤 대전이라든지 서울이라든지 이런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거의 유명무실한 실제로 한 건도 열리지 않거나 해봐야 한 건 정도 열렸는데 그것도 굉장히 논란이 많았었던 그런 정도의 상황입니다.
이게 법제화가 된다라고 전혀 어떤 사건이 해결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그 정신 질환으로 인해서 휴·복직을 한다라는 것은 이거는 이제 교원들의 복지나 또는 상위법과 충돌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더군다나 정신질환이라는 민감한 부분을 학생이나 학부모 이런 어떤 특히 미성년자들이 이런 정보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학생에게 굉장한 폭력일 수도 있거든요.
교사들에게도 상처일 수도 있고 그래서 저는 이런 것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 그리고 이제 해당 교사들과 학부모들과의 충분한 논의와 이런 것들이 이루어진 이후에 기준이 마련돼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현장에 오래 계셨으니까요.
그럼 이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필요한 지원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홍섭근 교감 / 경기 신풍초등학교
저는 교사들이 결국에는 교육을 하고 또 정책을 수행하고 이런 역할이기 때문에 교사들을 불신하거나 또는 그들을 어떤 개혁이나 혁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좀 문제가 있다라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오는 대책들을 보면 어떻게 하면 교사들을 좀 개혁할까 또는 학교를 좀 서열화해서 사업을 어떻게 더 확대할까 이런 것들로 대부분 진행되고 있는데 저는 이 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이제 교사들을 신뢰하고 믿어주고 또는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런 측면에서 마음을 좀 얻는 방식이 돼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다면 또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으신 부분도 있으실까요?
홍섭근 교감 / 경기 신풍초등학교
지금까지 교육 정책이나 제도는 예를 들면 국회의원 또는 국회의원 보좌관 또는 어떤 교육부 그다음에 교수, 연구자 이런 사람들이 주도를 해왔는데 그러다 보니까 현장 교사들이 굉장히 배제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교사들도 본인들이 왜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어야 돼 이런 의문증을 가지고 외면해 왔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일련의 여러 가지 상황들과 그 대안들을 보면 교사들이 배제되어 왔고 교사들이 배제되어 올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연구하는 교사 법과 제도를 공부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어떤 교사 이런 사람들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학교 현장의 여러 가지 문제는 결국은 신뢰 부족에서 시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들과 교육 당국의 모두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