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책 대신 AI에 묻는 시대…도서관의 역할은?
[EBS 뉴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이제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책보다 AI에게 먼저 묻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클릭 몇 번이면 답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보니, 인류의 영원한 지식 창고였던 도서관도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AI 시대의 도서관은 어떤 역할로 진화할 수 있을지,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클릭 한 번이면 답이 나오는 AI
넘치는 정보 속 흔들리는 지식
AI가 찍어내는 '딸깍 출판'
지식 체계 위협하는 저품질 콘텐츠
인류 역사 속 '지식의 보고' 도서관
AI 발전 속 도전받는 역할
AI 시대, 도서관의 미래는?
-----
서현아 앵커
인공지능 기술의 도전 속에서 도서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지, 국립중앙도서관 박주옥 지식정보관리부장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네, 정말이지 요즘은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답을 즉각 알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도서관의 필요성,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박주옥 지식정보관리부장 / 국립중앙도서관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답변을 생성합니다.
하지만 AI의 답변이 항상 사실에 기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출처와 맥락이 분명하지 않은 정보를 사실처럼 제시하거나, 오류가 있는 내용을 생성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정보가 더 넘쳐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보다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얻는 것입니다.
바로 그 역할을 도서관이 합니다.
도서관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AI가 발전하면 할수록 이러한 도서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또한 도서관은 이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문화가 연결되며, AI 기술을 활용하는 공공지식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도서관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말씀해 주신 대로 AI가 답을 척척 내놓기는 하는데 이게 진짜인가 의심이 될 때도 참 많거든요.
그렇다면 도서관에서 정보를 찾아주던 사서들의 역할도 좀 달라질 필요가 있을까요?
박주옥 지식정보관리부장 / 국립중앙도서관
AI가 정보 검색을 빠르게 수행하게 되면서 이제 사서는 AI가 제공한 정보를 검증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자료를 연결해서 이용자의 목적에 맞는 최적의 자료를 제공하는 지식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한 국민들이 AI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AI 리터러시 교육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질문을 만드는 방법, AI가 제공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방법, 저작권과 개인정보를 바르게 다루는 방법 등을 교육하는 것이 사서의 새로운 역할입니다.
결국 앞으로 사서의 역할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연결하고 AI를 책임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새로운 역할이 참 중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딸깍 출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AI가 순식간에 책 한 권을 뚝딱 찍어낸다고 해요.
이게 도서관 입장에서 또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박주옥 지식정보관리부장 / 국립중앙도서관
먼저 납본제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1963년 도서관법 제정을 통해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출판물의 납본을 의무화했습니다.
현재는 도서관법 21조에 따라 발행자나 제작자는 보존용 1부와, 이용서비스용 1부, 총 2부를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하도록 하고 있고, 판매용 자료에 대해서는 납본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납본보상금은 창작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고 창작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국가는 이를 통해 지식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출판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I의 등장으로 누구나 짧은 시간에 대량의 출판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한 출판사가 약 9천 권의 AI 생성 출판물을 납본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공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40권 정도를 출판한 셈입니다.
AI 생성물이 대량으로 납본되면서 납본 보상금 지급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품질 콘텐츠가 국가지식체계에 대량 유입됨에 따라 검색 결과의 신뢰성과 학술적 가치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 6월 납본 관련 법령이 개정되었습니다.
AI 생성물임을 은폐하면 보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미 지급된 보상금은 환수 조치되며, 정가의 최대 3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하게 됩니다.
이러한 법적 근거는 납본자가 AI 활용 여부와 활용 정도를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저품질 콘텐츠가 쌓이는 건 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면에 또 AI 시대에 도서관의 여러 가지 역할이 기대가 되고 있는데 또 특히 AI 발전에 도서관이 가진 데이터가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이런 의견도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주옥 지식정보관리부장 / 국립중앙도서관
AI 시대에는 단순히 많은 데이터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수적인데요.
도서관은 국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신뢰 기반의 지식 자산입니다.
실제, 산업계에서 AI 학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자료가 도서관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검증된 자료와 정제된 메타데이터라고 합니다.
도서관이 구축한 메타데이터는 자료 간의 관계와 맥락을 설명하기 때문에 AI가 문장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의미를 이해하도록 돕는 핵심으로서 높은 가치를 가집니다.
결국 도서관은 AI가 활용하는 공공 지식데이터의 품질과 신뢰성을 보증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입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은 도서관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AI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원문 데이터베이스를 말뭉치 사업에 제공하는 등 산업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가 AI 경쟁력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 중심에 도서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다면 대한민국 대표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이런 시대에 맞춰서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박주옥 지식정보관리부장 /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지식정보자원을 수집, 보존하고, 국가서지와 메타데이터를 고도화하여 국민 누구나 검증된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투명한 데이터 이력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납본 정보를 출판물의 생성과 유통 이력을 증명하는 공적 기준으로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도서관, 출판, 유통 분야의 주체 간 협력 거버넌스를 통해 AI 활용에 관한 공동의 윤리 기준을 정립하는 등 지식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지켜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이런 고민을 우리만 하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마침 다음 달에 부산에서 세계 국립도서관장 회의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화두가 나오게 될지 궁금한데요?
박주옥 지식정보관리부장 / 국립중앙도서관
세계 국립도서관장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AI의 발전으로 정보는 넘쳐나지만,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어떻게 지키고 활용할 것인가는 이제 한 나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세계 50여 개국의 국립도서관장들이 참석하십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공동의 원칙과 국립도서관의 공공적 책임, 그리고 국제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는 대한민국이 신뢰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환경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세계와 함께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AI 시대일수록 무엇을 믿을 것인가의 문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도서관이 단순한 책 창고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지적 신뢰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