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10분 문화톡] '다크 히어로' 열풍…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EBS 뉴스]
한 주간의 문화 이슈를 짚어보는 '10분 문화톡' 시간입니다.
최근 안방극장에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의 흥행이 눈에 띕니다.
단순히 높은 시청률을 넘어, 우리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까지 던지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심희철 교수와 짚어봅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웹툰 원작 드라마 <김부장>이 방영 2회 만에 시청률 15%를 돌파하며 굉장히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게 참 큰 성과죠?
심희철 교수 /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네, 지난주 첫 방송된 드라마 김부장이, 방영 2회 만에 시청률 15%를 넘어서 최고 18%까지 기록을 했거든요.
근대 이 기록은 올들어 전 채널 미니시리즈 중 '최고 기록'인 동시에, 2021년 <펜트하우스3> 이후에 5년 만에 세워진 기록입니다.
우선 제목부터 좀 익숙하죠.
이 김부장 역할에 소지섭씨가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해서 열연을 펼쳤는데요.
그런데 이번 김부장은 지난번 서울 자가 김부장과는 차원이 완전 다릅니다.
이른바 아빠 유니버스라는 장르거든요.
리암 니슨이 출연했던 <테이큰>이 아빠 유니버스의 대표작인데요.
이 드라마에서도 평범한 가장이 위기에 빠진 딸을 구하기 위해, 숨겨 두었던 특수공작원의 본능을 일깨운다는, 반전 매력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평범한 아빠'가 악인을 응징하는 이른바 '아빠 유니버스' 이런 이야기의 서사적인 특징이 있을까요?
심희철 교수 /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범죄자들이 자신들은 법 위에 있다는 취지로 나는 촉법소년이야 라고 얘기 할 때, 그 때 김부장이 그럼 난 무법 중년이다 라고 받아치거든요.
그 장면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부분이 시사하는 바가 있죠.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촉법소년이라는 키워드와 아빠 유니버스의 만남이 이런 유행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 드라마가 전 세대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특히 40, 50 중장년 세대의 호응이 높습니다.
실제 드라마에서도 중년 남성의 멸칭으로 꼰대, 틀딱 이런 표현들이 나오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장면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중년 남성의 영웅 서사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반전 매력이라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청소년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최근 또 뜨거웠던 드라마 <참교육>과도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두 작품의 공통점, 차이점 비교를 해 본다면 어떨까요?
심희철 교수 /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네, 그렇죠.
두 드라마 모두 청소년 범죄를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는데요.
그래서 현재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에서 국내 1위와 전체 1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두 작품 모두 현실의 무력감을 판타지로 해결한다는 공통점이 바로 흥행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부장>이 부모의 무력감을 해결해 준다면 <참교육>은 교사의 무력감을 대변해 주기 때문에, 정말 시청자들에게는 사이다 같은 대리 만족을 줄 수 있죠.
차이점이라고 하면 <김부장>이 개인의 사적 복수 차원이라면, <참교육>은 국가 기관의 공적 복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서현아 앵커
네, 영웅은 영웅인데 약간 다크한 영웅들이 등장을 합니다.
대중이 요즘에 이처럼 '다크 히어로물'에 열광하는 이유 있을까요?
심희철 교수 /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요즘 다크 히어로물이 사랑 받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실제 사적인 복수를 원한다기 보다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드라마에 대한 수요로 표출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예를 들어 초법적인 교권 보호국에 대한 논쟁은 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봅니다.
어차피 판타지 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실적인 제도 안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다크 히어로물의 원조는 언제 일까 생각해 보면 2010년도 영화 <아저씨>를 들 수가 있습니다.
당시 원빈이 옆집 소녀를 구하기 위해 마약 조직 전체를 쓸어버리는 이 부분이 굉장히 화제가 됐었구요.
이후 <빈센조>와 <모범택시>가 흥행하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2023년 드라마 <무빙>을 보면, 포스터에 "아빠가 끝까지 지켜줄게" 이런 문구가 써 있어요.
바로 이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부성애 코드가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해결사가 점점 더 세진다는 점입니다.
<아저씨>가 혼자 싸웠다면, <모범택시>는 팀으로 싸우고, <참교육>은 아예 국가 기관이 싸우니까 어떻게 보면 현실적 요구가 점점 더 커진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회의 요구를 콘텐츠가 반영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두 작품 모두 또 웹툰이 원작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요즘 참 웹툰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는데 제작하는 과정에서 좀 주의해야 할 점들도 있을까요?
심희철 교수 /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그렇습니다.
두 작품 모두 웹툰으로 먼저 성공을 거둔 다음에 드라마로 제작된 사례인데요.
이걸 O.S.M.U 또는 트랜스미디어라고 하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하는 이유는, 일단 웹툰은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적고, 소재 선정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드라마 제작에 앞서 웹툰이 하나의 테스트 베드가 되는거죠.
그래서 이렇게 하면 원가도 절감되고 팬덤도 확보돼 있고 또 위험 부담도 줄기 때문에, 상당히 유리한거죠.
다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웹툰은 드라마보다 훨씬 더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 요소가 강합니다.
그래서 실제 이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이 두 드라마가 원작과 다른 수위 조절이 있었던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서현아 앵커
공교롭게도 이 두 작품이 화제가 된 시점에 정부가 촉법소년 규정을 좀 손질하겠다 이런 예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같은 문화 콘텐츠가 실제 제도 개선과 맞물려서 확장되는 현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심희철 교수 /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소년 강력범에 한해서 촉법 연령을 1년 낮추겠다는 발표가 있었는데요
사실 촉법소년에 대한 논의는 몇 년 전부터 있어 왔는데요.
참교육의 주인공 김무열씨가 판사로 나왔던 <소년심판>도 그런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런 사회적 요구는 문화콘텐츠로 만들어지고, 또 이런 문화콘텐츠의 흥행은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법 개정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런 반대 의견도 있지만 국민정서가 강해서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형사처벌 연령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 이전 단계 보호 처분에 대한 관리도 훨씬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지금 예산도, 교정시설도 턱 없이 부족하다 보니까, 오히려 범죄는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문제를 더 키우는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 청소년 범죄는 처벌보다는 보호처분에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휘발성 강한 일회성 논의로 그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청소년 교정 행정 전반에 대한 부분을 손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사람들이 이렇게 사이다 서사에 열광하는 이유는 결국 현실에서 해결되지 않는 답답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콘텐츠가 던지는 질문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또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