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스승의 날 교단 덮친 무력감…"다시 태어나면 안 한다"
[EBS 뉴스12]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사들의 무력감과 만족도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교권 보호 대책이 잇따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의 그늘이 깊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불거진 현장체험학습 논란부터 갈수록 심해지는 교권 침해까지.
스승의 날을 앞둔 교단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무겁습니다.
교사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부담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사 결과, 교사 97%가 교육활동 중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 봐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학생 지도를 주저하거나 축소했다는 응답도 94%에 달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조사에서도 지난 1년 동안 사직을 고민했다는 교사가 절반을 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송희 대표 / 아동학대무고·악성민원피해교사모임
"교육청조차 제 활동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서를 두 차례나 경찰에 제출했지만, 수사기관은 이를 외면하고 저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학교 교문만 봐도 울렁거림이 온몸을 떨게 합니다. 저는 교실에 들어갈 용기를 잃어버렸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질병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모든 교사가 느끼는 교육적 사망 선고입니다."
교권 침해는 이미 학교 현장에 깊게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교사노조 조사에선 교사 2명 중 1명꼴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교권 침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고,
교총 조사에서도 교사들이 가장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은 "신뢰를 잃고 교권이 무너질 때"였습니다.
인터뷰: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그런 말씀 많이 하십니다. 참교사는 단명한다. 열정은 민원을 부르고 정성은 고소를 부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 학교의 현실을 보여주는 우리 선생님들의 자조 섞인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도 역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교사의 헌신이 사회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응답이 5.6%에 그쳤고,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다"는 응답 역시 19.3%에 불과했습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 대책이 잇따랐지만, 선생님들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합니다.
교원단체들은 단순한 보호책을 넘어, 교사가 민원 걱정 없이 오직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