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글 읽고 셈하기는 최고인데…상대방 감정 읽는 능력은 '부족'
[EBS 뉴스12]
우리나라 만 5세 아이들의 문해력과 수리력 등 기초학습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OECD 국가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건데요.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읽거나 신뢰를 쌓는 사회성 영역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OECD가 실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유아 발달 조사, IELS.
태블릿을 이용한 놀이 형태의 평가와 부모·교사 설문을 함께 진행해, 만 5세 아이들의 학습과 발달 상태를 정밀 측정합니다.
조사 결과, 한국의 어린이들은 언어 의미를 파악하는 '초기 문해력'과 수 개념을 추론하는 '초기 수리력'에서 참여국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인 영국과도 20점 차이가 났습니다.
아이들 간의 실력 차이도 가장 작아 전반적으로 수준이 고르게 높았고, 집중력을 유지하거나 스스로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일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능력과 정보를 기억하고 활용하는 능력,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 등 세부 항목 모두에서 참여국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반면, 사회성과 정서 발달 점수는 8개국 중 4위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규칙을 지키고 충동을 억누르는 행동은 상위권이었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차리거나 신뢰를 쌓는 능력은 국제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인터뷰: 임미령 영유아교육포럼 대표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육아할 때 보면 정서적 경험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는 부모들하고 주로 과업 지향적이죠. ‘너 뭐 했어, 그거 왜 그렇게 했어, 이거 다 했어, 이거 잘해야지’ 이런 것들 다음에 규칙 관련된 것들이 많다 보니까 사회 문화적 배경이 작용했다고 보입니다."
부모의 경제적 여건에 따른 발달 격차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습 능력과 사회성이 높은 아이, 이른바 '발달 탄력성'을 갖춘 아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거나 교육 활동을 자주 할수록 문해력과 수리 능력, 일부 사회성 영역 성과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책 읽어주기는 여러 활동 가운데 아이 발달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 아이 절반 이상이 매일 디지털 기기를 쓰고 있었지만, 학습 결과와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영유아 사교육비 규모가 연간 3조 원에 이르는 현실에서, 이번 결과가 공교육의 내실화 덕분인지 아니면 과도한 사교육의 산물인지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