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스위치ON, 교육감 선거] '4세 고시' 등장해도 사교육비 공약은 '맹탕'? 이유는
[EBS 뉴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꺾였다지만, 지역과 소득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른바 '7세 고시', '4세 고시'라는 말까지 등장하며, 사교육 경쟁은 영유아 단계까지 깊숙이 침투했는데요.
교육감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지만, 정작 현장에선 달라지는 게 없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먼저 영상 보시겠습니다.
[VCR]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27.5조 원 '소폭 감소'
사교육 참여자 기준으론 오히려 10% 상승
7세 고시·4세 고시…점점 낮아지는 사교육 연령
돌봄부터 입시까지 사교육 목적도 다양화
교육감엔 학원 지도감독권 있지만
처벌 규정 없어…'실효성' 지적 계속
교육감 후보들 "사교육 잡겠다" 공약하지만
뾰족한 대책 안 나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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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이번 선거에서는 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사교육비 부담과 이를 해결할 교육감 선거 공약에 대해서 한국 교육정책연구원 김승호 사무국장과 짚어보겠습니다.
국장님 어서 오세요.
네, 최근에 공개된 지난해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총액 기준으로 조금 꺾이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이렇게 말하기는 좀 무리가 있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승호 사무국장 /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충북 서원고 교사)
네,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는 지난해 27조 5천 억으로 전년도 29.2조 원에 비해 줄어들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전체 학생을 기준으로 월평균 사교육비 혹은 사교육 참여율, 주당 참여 시간과 같은 지표들이 다 줄어들었는데요.
이게 초중고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사교육비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결과를 긍정으로 봐야 할지는 조금 논란이 있습니다.
사교육 참여자들 기준으로는 일반 교과 사교육비가 약 7% 정도 올랐습니다.
이 말은 사교육 비참여자들이 늘어나면서 전체 참여율은 줄어들었지만 참여하는 학생들은 조금 더 비싼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양극화 구조로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추세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이 사교육을 받는 연령이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는 겁니다.
'7세 고시'나 '4세 고시'라는 말도 익숙하게 들리고 있는데 이건 어디서 원인을 찾아야 할까요?
김승호 사무국장 /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충북 서원고 교사)
네, 우선 계층적으로 보면 좋은 학원이 좋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측면을 빼놓기가 어렵습니다.
'영어 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 혹은 유명 수학 학원들이 선발 시험을 보면서 우리가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건데요.
이때 선발을 통해 학원을 간다는 것은 학원의 능력보다 이미 우수한 아이들을 선발하는 효과가 더 큽니다.
즉 다시 말하면 이 학원에 모이는 학생들은 이미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고 부모들에게 지원을 받는 학생들인 거죠.
그래서 가정에서도 이런 선발된 집단에 자신의 자녀를 참여시킴으로써 어릴 때부터 좋은 친구를 만나고 그리고 입시 등에서 우수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는 것에 기대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구별 짓기 문화가 형성이 되는 거고 이게 하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입시적으로 보면 대학과 사회가 점점 육각형 인재를 원한다는 측면이 큽니다.
이따가도 2028 대입 얘기하시겠지만 저희가 이제 대입 정책들이 점점 공부만 잘하면 되는 인재에서 다양한 것들을 다 갖춰야 되는 인재들로 요구하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 공부는 고등학교 때 하면 이미 늦는 것이고 더 어릴 때부터 해야 된다.
그리고 그걸 사교육을 통해서 경쟁 보충 이것들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여러 가지 구조적인 원인들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참여율 기준으로 보면 초등학생이 87%로 가장 높습니다.
정부는 아무래도 이 문제 원인을 돌봄에서 찾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대책도 방과 후 학교라든지 늘봄 학교 이런 쪽으로 쏠리고 있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었습니까?
김승호 사무국장 /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충북 서원고 교사)
네, 돌봄 공백을 해결하려던 부모들에게는 이 정책이 효과가 실제로 있는 거죠.
지난해 사교육 참여 자체가 줄어든 건 이 효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교육을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할 경우에는 이 정책이 실효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입시 경쟁에 대한 근본책은 아닌 것이죠.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교육감이 실제로 사교육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김승호 사무국장 /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충북 서원고 교사)
그러니까 사교육비라고 하면 좀 어려운 문제인데요.
학원과 관련해서 교육감이 가지고 있는 권한은 사실은 이제 '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지도 감독권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못 운영되거나 혹은 교습 시간을 조례로 제한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이제 교육감 수준에서 가능한 건데요.
저희가 일반적으로 사교육 문제 사교육비를 얘기할 때 이런 걸 교정하는 걸 기대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실제로는 교육감들이 직접적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한은 거의 없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서현아 앵커
네, 권한이 제한적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아무래도 초중고 교육과 사교육비 문제의 어떤 연관성이 굉장히 크고 또 실제로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사교육비 의제가 충분히 다뤄지고 있을까요?
김승호 사무국장 /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충북 서원고 교사)
이 교육감 선거라는 건 결국 주민들의 의지가 반영되는 그런 어떤 선거인 만큼 여론에 반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 잠시 주춤했지만 계속해서 사교육비 문제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에 사교육비 문제를 다루는 후보들이 제법 많이 보입니다.
사교육비 제로화라든가 공교육 강화를 통한 사교육 부담 완화 등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교육 문제가 다층적으로 작동하다 보니까 국영수 사교육, 제2외국어, 태권도 그다음에 입시 컨설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교육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사교육 문제를 다루겠다라고 한다면 추상적이고 막연한 어떤 말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교육을 어떻게 줄여보겠다라는 어떤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기존과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그동안 추진해 왔던 것들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꼽자면 과거 교육감 선거를 보면 학원연합회 역시 교육감 선거에 대단히 관심을 가지는 어떤 행위자입니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선거 이후에도 교육감이 사교육을 전면적으로 문제화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익단체가 또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구조네요.
아무래도 이 사교육비 문제의 정점에 있는 입시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일부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 대입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하는데 사실 이건 교육감의 권한 밖에 있는 일 아닙니까?
김승호 사무국장 /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충북 서원고 교사)
네, 교육감들조차도 사실은 입시라는 결과 앞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해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지역의 교육을 관할하는 수장으로서 우리 지역이 좋은 교육을 했다는 것이 결국 좋은 대학을 많이 보내는 것으로 여겨지니까요.
그런 점에서 입시 경쟁과 관련된 국면에서 교육감이 마냥 외부자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 앵커께서 지적하신 권한 문제의 경우에는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라든가 여러 방식 등을 통해서 교육감이 초중등 교육계의 대변인으로서 어떤 정부나 혹은 시민들에게 입시 개혁 이야기를 할 수 있다라고 저는 봅니다.
시도지사들도 자신의 권한 내에서만 공약을 내세우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외부와 협의하고 설득하는 과정들을 다 거치는 것인데 이 경우도 최종 결정권자가 교육감이나 시도지사가 아닌 경우들이 있죠.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이것이 이제 권한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교육감이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주변 행위자들을 설득해 나가느냐 이런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역사적으로 볼 때 입시 개혁이 정말 사교육을 완화시키는 것이냐는 조금 검토가 필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또 사교육비 문제가 지역별로 양상이 다 다릅니다.
서울 수도권 지방에서 사교육비 문제가 각각 다르게 다가오는데 교육감들이 어떻게 다뤄볼 수가 있을까요?
김승호 사무국장 /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충북 서원고 교사)
최근 이제 경북의 한 언론에서는 경북의 사교육비가 낮아지는 게 좋은 게 아니라 그만큼 학원이 없어지고 있고 격차가 벌어지는 거다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역설적으로 교육감들이 사교육 감소를 환영하기가 어려운 건데요.
사회가 사교육을 문제화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사교육이 줄어들었을 때 그 부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이 좀 필요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외국의 싱가포르나 일본 같은 경우에는 학생 대상 보충 학습, 장학 지원 등을 국가나 지역이 관할하고 사교육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공립 민간 학원 이렇게 부르는 것 같던데요.
한국에도 일부 유사한 시도들이 이제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지역별로 필요에 따라 지자체와 기금을 모아서 이런 운영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교육 문제를 교육감이 다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지역 사정에 맞는 맞춤형 공약들이 모인다면 27조 원 사교육 시대에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