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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실 밖 생존교양] 체험학습 독박 책임 언제까지…해법은 '공적 안전망'

[교육,유아·초등,중등,초등,고교]
이상미 기자
작성일
26.05.04

[EBS 뉴스]

서현아 앵커

교실 밖 세상을 만나는 현장체험학습, 아이들에겐 설레는 시간이지만 선생님들에겐 조마조마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솔 교사에게 어디까지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뜨거운데요. 


오늘 <생존교양> 시간에는 신수경 변호사와 함께 체험학습 사고를 둘러싼 법적 쟁점과 실질적인 대안을 짚어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네, 요즘 체험학습 논란이 정말 뜨거운데 이 논란이 시작된 이유가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 발생했을 때 선생님이 형사 책임을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의 형사 책임을 가를 법적 기준이 있습니까?


신수경 변호사

교사의 통솔하에 현장체험학습이 이루어지던 중에 학생이 다치거나 사망하게 되는 경우, 교사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특히 형사상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교사의 신분유지에도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서 보다 엄격한 검토가 필요한대요. 교사의 형사상 책임은 일반적으로 형법 제268조상의 업무상 과실 치사상죄의 성립이 문제됩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에게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업무상의 주의 의무' 즉, 교사가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함에 있어 학생 보호에 요구되는 보호·감독 의무를 다하였는지, 이러한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조치를 이행하였는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판례는 기본적으로 현장체험학습은 학생이 교사의 보호·감독하에 놓이는 전형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는데, 다만, 체험장소의 위험성, 학생 연령, 활동 성격, 인력 배치 안전장비, 통제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구체적인 조치를 하여 보호의무를 이행한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편, 판례는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에 있어 이를 교사가 예견하거나 회피할 가능성이 있었는지도 고려하는데요. 


"통상 예측 가능한 사고인지, 구체적 위험을 알 수 있었는지"와 "조치를 했으면 결과를 피할 현실적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따져 교사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판단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구체적인 사례도 짚어볼 텐데요. 


먼저 체험학습 기피 현상이 전국적으로 번지게 된 배경이기도 하죠.


2022년 속초 체험학습 사망 당시에 발생한 학생 사망 사고 이것 때문에 인솔 교사가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았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이었죠?


신수경 변호사

네, 해당 사고는 2022년 11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강원도 속초 테마파크에 체험학습을 갔고, 학생들이 버스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주차를  하던 버스에 학생이 치여 숨진 사건인데요. 


담임교사와 보조교사가 모두 "학생 인솔과 안전확보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말씀하신대로 2023년 진행된 1심 재판에서 담임교사는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보조교사는 무죄가 났습니다. 


원심재판부는 학생을 세심하게 케어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라고 보았는데요. 


해당 선고형이 확정될 경우 담임교사는 교사의 직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중형이었습니다. 


이후 2025년 11월, 2심에서 재판부는 "교사에게 전적인 책임을 묻기엔 과도하다"며 담임교사에게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를 판결했습니다. 


선고유예라는 것은 일정 기간 둥안 문제없이 지내면 처벌을 면하게 하는 제도로, "유죄" 판단이기는 하나, 앞선 1심처럼 교사의 직이 박탈되지는 않는 내용입니다. 


결국, 2심도 해당 사건에서 교사의 주의의무 위반은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이를 교사 몫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까지 교사가 책임져야 한다면, 체험학습 자체는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해당 사건은 담임교사가 상고하여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는데요.


또 지난 2023년에는 체험학습 도중에 유치원생이 바다에 빠져서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은 어땠습니까?


신수경 변호사

해당 사건은 2023년 10월, 전남 목포의 유치원에서 숲체험 현장학습을 하던 도중에 4살 원아가 현장을 이탈해 근처 바닷가에서 사망한 사건인데요. 


해당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인솔 교사 2명에게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교사의 직이 상실되는 중한 형인데요. 


법원은 교사들이 "원아의 특성과 위험 요인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상황에서, 현장 관리가 더 촘촘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해당 원아는 이전에도 유치원에서 이탈한 전력이 있었고, 보호자가 체험학습 전에 "야외에서 뛰어나갈 수 있으니 잘 살펴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런 사정들이 재판에서 '주의의무' 판단의 배경이 되면서, 해당 사고가 "예견 가능하고, 막을 수 있었다"는 판단이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원아가 이동한 거리는 비교적 짧은 거리지만, 그 사이에 차도가 있고 바닷가로 이어지는 지형적 위험이 겹쳐 있었습니다. 


이러한 위험요인을 알 수 있었다는 부분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사건 발생 후 현장에서는 위험의 통제가 어려운 외부활동, 특히 자연 체험 활동 등을 회피하는 분위기가 많아졌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두 가지 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들이었는데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한 번의 사고로 인해서 직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 때문에 불안감이 더 커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국회가 지난해 학교안전법을 개정해서 교사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다면 형사 책임을 면해주도록 하자 이런 내용의 법 조항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현장에서 불안감이 크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신수경 변호사

학교안전법 제10조에 따르면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장·교직원 등이 학교안전사고에 관하여 민·형사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여전히 불안이 남는 것은 해당 규정 자체가 가지는 한계 때문인데요. 


우선 해당 규정에서 면책의 요건은 "안전지침에 따라 안전조치의무를 다했는지"인데, 사고가 발생하면 결국 수사·재판과정에서 바로 그 내용이 핵심 쟁점이 돼서 다퉈지게 됩니다.


즉 "면책 조항이 있어도", 실제로는 면책요건 충족 여부를 입증·판단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근본적인 불안은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학교안전법 제10조는 학교장·인솔교사의 "사고 및 위급상황 발생 시 즉시 안전조치 후 보고"를 직접 규정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사고가 아직 발생하기는 않았지만, "사고 이전의 기획·인력·장비·장소선정 단계의 과실"이 있었다면, 이것은 면책의 대상인지도 해석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탁 활동 점검·확인, 안전대책 점검은 학교장 의무로 규정되어 있는데, 해석에 따라 교사에게 이상의 '예방 단계'의 의무가 있고, 이러한경우는 면책 주장이 제한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해당 법률만으로 현장의 교사들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안전 사고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지금 체험학습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의 경우에 담임 교사나 인솔 교사가 많은 책임을 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걸 좀 바꿀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신수경 변호사

네, 현장체험학습 사고 발생시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학교안전법상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는 위험성 평가, 안전장비·인력 배치, 장소 기준, 위탁기관 점검 등의 업무와 이에 관련된 책임을 학교·교육청과 함께 나누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학교안전법상의 보조인력 제도를 실질화할 필요가 있는데요. 


현행 학교안전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필요시 보조인력을 배치할 수 있고, 교육감은 행·재정 지원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보조인력 배치 기준"을 적극 가동해 인솔교사의 물리적 감독 한계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겠습니다. 


형사책임으로 인한 교사의 수사·재판에 있어 판단의 쟁점은 사고 당시 "교사가 무엇을 예견할 수 있었고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인데요. 


따라서 사고 유형별로 학교·교육청의 인력 배치, 매뉴얼, 사전답사, 장비 지급 체계같은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하였음이 드러나도록 기록·보고 체계를 갖추는 것이, 개인에게 책임이 단선적으로 집중되는 것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형사책임 뿐 아니라 민사책임에 있어서도 원칙적으로 교사의 책임을 면제하고, 구상권을 제한하는 운영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행의 국가배상제도에서는 경과실의 경우에만 면책이 되고, 그러한 경우 국가의 교사에 대한 구상도 제한하고 있는데요. 


교육활동 중의 사고 전반에서 "개인 교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도상 최소화되도록 공제·보험·지자체 등의 책임이 우선하여 전면에 서는 방식으로, 즉 교사 개인의 책임이 아닌, "공적 부담"이 우선하는 방식으로의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서현아 앵커

네, 결국 안전한 교육 환경은 국가가 끝까지 보호해 준다는 신뢰,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어떤 공적 시스템 위에서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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