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여덟 번째 봄 소풍 나온 '유튜버 이소라'…'노래만큼 토크'
▲ 지난 2일, 이소라 콘서트 '봄의 미로' 현장. NHN링크
"비처럼 시간을 가르는 저 비처럼, 그댄 비처럼 볼수록 그리운 눈빛처럼".
촉촉한 봄비가 내리던 지난 2일,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 이소라의 봄노래가 울려 퍼졌다. 연이틀 열린 콘서트 <봄의 미로>에서 이소라는 최근 시작한 유튜브에서처럼 말솜씨를 뽐냈다. 평소 노래로만 콘서트를 채워온 그가 이날엔 깨달은 듯 말했다. "근데 제 '말하는 목소리'를 또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거란 말이에요."
'바라 봄'으로 시작한 공연은 총 다섯 번의 '토크'로 이어졌다. 'Track 9'부터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까지 네 곡을 내리 부른 이소라는 조명이 켜지자, 관객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유튜브 초대 손님한테 '공연 때 말도 잘 안 하고 그냥 노래만 하실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입을 열고는, 2분 넘게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유튜브 하면서 많이 힘든데 많이 안정이 되고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에너지를 받고 오늘은 또 이렇게 여러분에게서 힘을 받아요"라고 말했다.

▲ 지난 2일, 이소라 콘서트 '봄의 미로' 현장. NHN링크
토크만큼이나 이소라의 심금을 울리는 곡조는 여전했다. 16명의 현악단 그리고 5명의 밴드와 팀을 이룬 그는 무대는, 때론 클래식 음악을, 때론 팝 음악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특히, <봄의 미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푸르른 풀로 엮어낸 미로와 천장에서 내려오는 형형색색의 봄꽃들로 무대는 봄 향기가 가득했다. 현악기들은 미로 사이에 알맞게 배치됐고, 흰옷에 빨간 구두를 신은 이소라가 선두에서 관객들을 마주했다.
데뷔 34년 차. 베테랑 이소라의 인간미 넘치는 순간도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뭐 이렇게 떨리는지, 평소 하던 호흡의 반밖에 안 되는 상황이고요"라고 말하던 그는, "말을 많이 하니까 노래할 때 힘이 엄청 빠지네"라면서도 3분가량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진 무대에서, 노래 중간 가사를 한 차례 실수에도,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에 다시 일어나 무대를 마치며, '인간미 넘치는 프로'의 모습까지 보여준 것이다.

▲ 지난 2일, 이소라 콘서트 '봄의 미로' 현장. NHN링크
"끝이 닳아버린 교복을 보며, 너도 많이 야위었다 힘겨워하던 밤" 20년 넘은 오래된 팬에게 '발레 슈즈'를 받은 사연을 유튜브에 이어 재차 이야기하던 이소라. 학생 때 만났다던 팬을 그리는 듯, '순수의 시절'로 마지막 곡을 불렀다. 하지만 무대는 끝나지 않았다. 연주자들이 모두 무대에서 내려간 뒤, 공연에서 피아노를 맡은 이승환 작곡가와 단둘이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를 앙코르곡으로 부른 것이다. 이소라는 마지막 노랫말을 무대에 남겨두고, 이승환의 안내를 받아 무대를 내려갔다.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그대 없는 밤은 너무 쓸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