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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처방 없이, 기준 없이'…청소년 약물 오남용 주의보

[교육,중등,초등,고교]
송성환 기자
작성일
26.04.28

[EBS 뉴스]

머리가 아프거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집에 있는 약을 무심코 꺼내 먹는 경우 많으실 텐데요.


성인도 이러는데 청소년이라고 다를까 싶지만, 이런 행동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VCR]


전북 청소년 5명 중 1명 "처방전 없이 약 복용"

감기약·진통제 등 일반의약품이 대부분

(청의 '청소년 약물 오남용 실태조사' (2026)) 


에너지음료 등 고카페인 음료도 습관적으로

"피곤해서" · "공부 집중력 위해"


전두엽 발달하는 청소년기, 약물 자극에 민감

'의약품 중독' 진료 10대 환자 40% 증가

(식약처 '의약품 중독 진료 현황' (2025)) 


SNS선 '과다 복용' 인증게시물 확산

'의약품 통합 관리 체계' 필요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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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최근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고카페인 음료 의존은 물론, SNS에선 약물 과다 복용을 인증하는 위험한 문화까지 번지고 있는데요. 


'청소년들의안전을생각하는의사들의모임' 장경덕 소장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번에 전북 지역 청소년 640명을 대상으로 약물 복용 실태조사를 벌이셨습니다. 


조사대상 청소년 5명 중 1명이 처방전 없이 약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장경덕 소장 / 청소년들의안전을생각하는의사들의모임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이 처방 없이 복용한 약품들은 감기약이 약 80%, 진통제가 약 60%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중심이었습니다. 


이건 위험한 약물이 아니라서 괜찮다고 보기보다는, 오히려 일상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 복용이나 과다 복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신호로 보여져서 중요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실제 학교에서는 머리가 아픈 친구가 다른 친구가 건네준 진통제를 별 생각 없이 먹는다든지,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집에 있는 여러 종류의 감기약을 함께 먹었다는 경우도 있구요, 효과가 빨리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해진 용량보다 더 많은 약을 먹는 경우, 심지어 부모님이 먹던 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비슷한 증상이라고 생각해 그대로 복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같은 통증이라도 원인과 약의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서현아 앵커

네, 익숙한 약이라고 해도 방심해서는 안 되겠다. 


또 조사 결과 보면 청소년 3명 중 2명은 에너지드링크 같은 고카페인 음료를 마셔본 적이 있었고, 습관적으로 마신다는 비율도 15%로 나왔습니다. 


그런데요 소장님, 이렇게 카페인도 약물 오남용의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장경덕 소장 / 청소년들의안전을생각하는의사들의모임

저는 카페인을 엄격한 의미의 약물로 규정하기보다는, 약물과 유사한 방식으로 관리가 필요한 물질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카페인은 식품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 효과를 유도하는 명확한 생리·약리 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에 대해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에너지 음료를 마신 주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초등학생의 경우 "맛이 좋아서 마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구요.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피곤하거나 잠이 올 때 깨어 있으려고", "공부할 때 집중을 잘하기 위해"라고 답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결과를 보면 에너지 음료나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은 단순 기호식품 소비가 아니라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하는 목적성 섭취라는 점에서, 행동 양식 자체는 약물 사용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보입니다.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카페인은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내성이 생기고, 같은 효과를 위해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름이 음료인지 약물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이게 중요하다라고 보여집니다.


서현아 앵커

점점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사실 어른들도 아프면 집에 있는 상비약을 먹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청소년들이 처방 없이 약을 먹는 게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경덕 소장 / 청소년들의안전을생각하는의사들의모임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생물학적으로 아직 발달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반응이 훨씬 민감합니다. 


신경과학적으로 보면, 청소년기의 뇌는 판단과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라서, 약물 자극에 노출될 경우 성인보다 더 강하게, 더 오래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청소년에서 발생하는 약물 관련 부작용 중 상당수가 용량 초과나 성분 중복과 관련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부모님이 먹던 약을 비슷한 증상이니까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대로 복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인 기준 용량은 청소년에게 맞지 않을 수 있고,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결국 청소년의 무처방 복용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약을 먹어서'가 아니라, 정보 없이, 기준 없이, 스스로 판단해서 복용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의 무처방 복용은 단순한 편의적 선택이 아니라 발달 과정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험 행동으로 보아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최근에는 수면유도제도 문제가 되고 있나 봅니다.

 

그런데 최근 보도를 보면 이른바 공장형, 창고형 약국에서 수면유도제를 무려 5박스까지 구매를 할 수가 있고 청소년도 가능했다라고 하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장경덕 소장 / 청소년들의안전을생각하는의사들의모임

이 문제는 특정 약국 형태의 문제라기보다는, "쉽게 살 수 있는 약을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고 안내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는 OD 인증 게시물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Over Dose, '약물 과다 복용'을 뜻하는 용어인데요.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했는데도 안전했고 공부가 더 잘됐다는 등의 이야기를 홍보하고 스스로 인증하는 SNS입니다. 


이런 커뮤니티에서 청소년들은 약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요령이나 주변의 감시를 피해 약을 복용하는 방법들을 공유하고, 또 동네 작은 약국보다 사람들이 붐비는 대형 약국들에서 깐깐하지 않게 약을 살 수 있다고 하면서 다들 약을 어렵게 사지 말라고 부추기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게시물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버티는 방법으로 뭔가를 찾을 때 아주 매력적인 유혹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당연히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약물 인증까지 번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우려가 되네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서 '청소년 약물 문제를 이제 더 이상 마약에 한정짓지 말고 일상 의약품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제안해 주셨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장경덕 소장 / 청소년들의안전을생각하는의사들의모임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면,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낮추자는 취지는 전혀 아닙니다. 


다만 현실을 보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교육, 안내, 홍보는 비교적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더 자주 접하는 일반의약품이나 카페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교육과 안내가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마약은 위험하다는 인식은 갖고 있지만, 정작 감기약, 진통제, 수면유도제, 카페인 음료와 같은 일상적 물질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저희가 얘기하는 통합적 접근이란 마약·일반의약품·카페인을 하나의 연속선상에서 이해하고 관리하는 통합적 접근 체계를 말합니다.


가정에서는 상비약을 단순히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물건이 아니라, 보관·복용 기준을 함께 설명해야 하는 관리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하자는 것이구요. 


약국은 단순 판매 기능을 넘어 반복 구매나 과다 구매 등 이상 징후를 정확하게 안내하는 건강 안전망 역할을, 학교는 예방 교육을 넘어 실제 상황을 전제한 '복약 문해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서현아 앵커

네, 말씀을 듣다 보니까 우리 어른들도 약을 너무나 쉽게 먹는 것 아닌가 이렇게 되돌아보게 되고요.


무엇보다 성장기 청소년들을 위한 안전망을 탄탄히 세우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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