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장애 교사 돕는다더니…현장선 '지원 공백' 반복
[EBS 뉴스]
우리 교육 현장에는 장애를 넘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선생님의 존재 그 자체가 아이들에겐 수업 이상의 값진 배움이 되기도 하죠.
이 과정에서 수업을 돕는 '근로지원인'은 교육 활동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인데요.
하지만, 장애인 교사 10명 중 9명은 지원인이 없을 때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수업 차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수업 준비부터 학생 지도까지
장애인 교사의 손발, '근로지원인'
교육활동 '필수 존재'지만
연차·퇴사 등으로 자리 비워도 대체인력 '없어'
장애 교사 93%
"근로지원 공백 시 홀로 감내"
장애인 교사 교육활동
빈틈없이 지원하려면?
-----
서현아 앵커
네, 장애인 교사들의 현실과 근로지원인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들,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박병찬 경기지부장 모시고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지부장님, 어서 오십시오.
네, 장애를 가진 선생님들이 수업을 준비하실 때 근로지원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은데요.
이 제도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박병찬 경기지부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근로지원인은 교사의 수업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애인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장애로 인한 장벽을 제거해 주는 필수 보조 인력입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 교사에게는 수업자료 확인, 판서, 학생 반응 읽기를 도와주고, 지체장애 교사에게는 교구 배부, 기기 조작, 이동 지원을 합니다.
청각장애 교사에게는 회의나 수업상황에서 문자통역과 의사소통을 지원합니다.
교수 판단, 생활지도, 학생과의 관계 형성은 교사가 직접 주도합니다.
근로지원인은 그 판단이 가능하도록 눈과 손, 발이 되어주는 사람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본업에 잘 집중하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을 해 주는 인력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최근에 선생님들께서 직접 참여하신 조사 결과 근로지원인 제도가 학교 현장과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온 겁니까?
박병찬 경기지부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네, 이번 조사는 4월 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장애인 교사 117명이 참여해 주셨고, 실제 이용자 94명을 기준으로 분석했습니다.
응답자 117명 대비 실제이용자 약 84%로 대표성을 확보한 결과입니다.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제도의 경직성입니다.
근로지원인 부재 시 대체인력 없이 홀로 수업에 차질을 겪은 경험이 92.6%, 법정 의무교육 참석으로 인한 수업 공백 85.4%, 하루 8시간 상한으로 교육활동 제약 69.1%, 복무연동으로 휴가 포기 64.9%였습니다.
특히 하루 8시간 제한은 교직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등교지도부터 야간 행사까지 이어지는데, 지원은 8시간 안에서만 인정됩니다.
휴게시간도 문제입니다.
저는 근로지원인에게 식사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8, 9년째 점심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들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제도 자체가 학교 현장과 맞지 않는다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줍니다.
서현아 앵커
네, 선생님 10분 중에 9분이 어려움을 겪고 계시고 식사까지 포기하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면 이게 뭐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걸까요?
박병찬 경기지부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가장 큰 이유는 제도가 학교가 아닌 공장이나 사무실같은 일반 사업장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 법제화 이후 15년간 현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고, 2019년 법 개정 이후 일부 시도교육청은 자체 지원 예산을 삭감하며 공단에 책임을 넘겼습니다.
공단은 일반 기업 기준을 학교에 적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작년까지 교사의 식사·화장실 이동 지원이 부정수급으로 분류됐고, 올해 전까지 비밀유지 서약서조차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관리자가 근로지원인 배치를 막아, 지원 없이 홀로 복도를 걷던 시각장애 선생님이 발가락 여러개가 골절되는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일반 사업장 기준의 적용, 부처 간 책임 분산, 교원 업무 특수성 미반영, 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학교 현장의 현실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특히 선생님들이 아파도 제대로 쉴 수가 없는 상황이 있다고요?
박병찬 경기지부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가장 마음 아픈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지금 제도에서는 장애인 교사가 병가나 연가를 쓰면 근로지원인 임금도 함께 깎이는 구조입니다.
이것을 '복무연동'이라고 하는데, 한 사람의 휴가가 곧 다른 사람의 생계 타격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내가 쉬면 지원인의 생계에 타격을 준다"는 부담 때문에 응답자의 64.9%가 아파도 출근하거나 연가를 아예 포기한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근로지원인이 결근하면 대체인력이 없어, 학교가 장애인 교사에게 오히려 연가를 강요하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결국 교사는 아파도 쉴 수 없고, 근로지원인은 안정적 임금을 보장받기 어렵고, 학생은 수업 공백을 겪습니다.
교사의 건강권, 근로지원인의 노동권, 학생의 학습권이 함께 걸린 문제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선생님은 물론이고 지원인과 학생들에게까지 어려움이 가중되는 구조인데, 교육 당국은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는 걸까요?
박병찬 경기지부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네,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 교원에게 근로지원인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판단하고 교육감에게 권고한 바도 있습니다.
지난 4월 1일에도 장교조와 고용노동부·공단이 실무협의를 했고, 공단 실무자분들은 현장에 깊이 공감하며 노력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상위 법령이 바뀌지 않으면 실무진 권한에 한계가 있습니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고용노동부가 서로 "우리 직접 사업이 아니다"며 책임을 분산시키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핵심 과제들은 여러 부처가 얽혀 있어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이번 달 MBN 보도에 설명자료를 낼 만큼 공개적 현안인데, 윗선에서 책임을 미루는 사이 현장의 수업 공백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모두가 문제라는 걸 알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고쳐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놔야 할까요?
박병찬 경기지부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저희는 네가지로 제안드리고 있습니다.
첫째, 교육 분야 맞춤형 근로지원 제도를 별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교사의 복무와 근로지원인의 임금을 분리해서, 교사가 병가를 써도 근로지원인이 유급으로 자료 정리·접근성 자료 제작 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교원 근로지원인의 전문성을 반영한 처우 개선과 비밀유지·개인정보보호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근본적으로는 교원지위법에 '장애인교원지원센터' 근거를 마련해 교육부 안에 전담 체계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장애인 교사의 근무환경 조성과 근로지원인의 처우 개선이 함께 가야 합니다.
이 둘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고, 동시에 이루어져야 수업권·학습권·노동권이 함께 보장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근로지원인 제도에서도 이렇게 고쳐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또 이것 말고도 추가로 필요하신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박병찬 경기지부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근로지원인은 최소한의 출발선입니다.
첫째, 채용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장애인교원 업무보조 인력 제도처럼 학교가 직접 채용하는 방식은 현장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또한 근로지원인 본인의 처우도 함께 개선돼야 합니다.
둘째, 교육 플랫폼과 AI 도구의 접근성입니다.
기획 단계부터 장애 접근성을 고려하는 교육청은 17개 시도 중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유일하게 서울시교육청만이 사후적으로 접근성 테스트와 자문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이스, K-에듀파인, AI 교육 도구까지 장애인 교사가 혼자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학교 시설의 사후대응이 아니라 선제적 개선입니다.
현재 학년 초에 장애인 교원의 시설 수요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경기도교육청이 유일합니다.
이런 체계가 전국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장애인 교사가 안정적으로 수업해야 학생도 안정적으로 배웁니다.
결국, 장애인교원 근로지원 제도 개선은 교사 개인의 복지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 교사의 수업권, 근로지원인의 노동권을 함께 지키는 일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학교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낡은 규제가 하루빨리 개선이 좀 되어서 선생님도 아이들도 더 나은 환경에서 가르치고 배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