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교실 밖 생존교양] AI 숙제는 표절일까?…아이들과 시작하는 저작권 수업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인공지능 기술이 학교 교실의 풍경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수업부터 과제까지 활용도가 높지만, 정보 오류나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인데요.
오늘 <교실 밖 생존교양>에서는 AI 시대,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저작권과 윤리'의 문제를 짚어봅니다.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조민의 선생님 모셨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네, 요즘 인공지능이 생성한 글이나 그림을 보면 굉장히 정교하잖아요.
그렇다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뭔가를 만들었다, 이걸 인공지능의 창작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현재 법 체계상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됩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인공지능이 스스로 만든 결과물에는 저작권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AI를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창의적인 기획과 세부적인 수정을 거쳤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용자가 입력한 구체적인 프롬프트나 이후의 편집 과정에 따라 인간의 창작 기여도가 인정될 여지가 생기는 것이죠.
결국 인공지능 결과물 자체를 저작물로 보기보다, 그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인간이 얼마나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지가 핵심적인 기준이 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AI가 학습할 때 수많은 기존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하잖아요.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생기는 저작권 갈등도 있을 것 같거든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맞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작가나 아티스트의 허락 없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 전 세계적으로 논쟁이 뜨겁습니다.
창작자들은 자신의 노력이 담긴 작품이 무단으로 학습 도구가 되는 것에 반대합니다.
반면, 기술 개발 측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공정이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죠.
이 문제는 현재 법적 판단이 내려지고 있는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 기술의 발전과 창작자의 권리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점이 마련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서현아 앵커
요즘은 학생들도 공부할 때나 뭐 과제할 때 AI 참 많이 활용을 하잖아요.
그렇다면 실제로 교실에서 목격하시는 저작권 관련 문제들도 있을까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현장에서 보면 학생들이 AI 결과물을 그대로 과제에 제출하거나, 출처 없이 자신의 창작물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실제로 자주 발생합니다.
학생들은 "내가 입력해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AI를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하려면 선생님들은 어떤 것들을 가르쳐야 할까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첫째, AI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AI로 만든 초안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고 표현을 바꾸는 활동을 통해, 결과물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접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AI 사용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투명하게 활용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어떤 도구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밝히도록 하고, 과제에서 AI 활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안내해 학생들이 기준 안에서 책임 있게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AI를 정답을 대신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돕는 보조자로 인식하게 하고, 최종 결과에 대한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AI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리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요즘 선생님들도 이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자료를 많이 만드시고 또 나름대로 품앗이도 많이 하시는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자료들을 공유하실 때 지켜야 할 원칙도 있을까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AI와 에듀테크의 확산으로 교사 간 자료 나눔이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이럴수록 원작자에 대한 존중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자료를 활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수정 및 재배포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가공해 사용할 경우에는 출처와 참고한 내용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기본입니다.
특히 다른 교사의 자료를 참고해 책을 집필하거나 연수, 콘텐츠로 확장하는 등 상업적 활용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 경우에는 사전에 원작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참고한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표시해야 합니다.
교사가 먼저 저작권을 존중하는 기준을 분명히 지킬 때, 그 모습 자체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력한 배움이 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야말로 AI가 이제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이기 때문에 이런 저작권 문제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텐데 교실에서 다루기 좋은 접근 방식이 있을까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아이들이 인공지능 저작권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먼저 주요 근거를 충분히 이해한 뒤 입장을 선택하는 단계형 토의·토론 수업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인공지능의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 /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두 입장의 핵심 근거를 먼저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교사는 각 주장에 담긴 의미를 간단히 풀어주고, 학생들은 활동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 주장은 어떤 점에서 타당한가"를 짝이나 모둠과 함께 이야기해 봅니다.
이후에는 자신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선택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이어서 모둠 토의를 통해 서로의 선택 이유를 비교하고, 생각이 바뀌었는지까지 나눠보면 토론의 깊이가 더욱 살아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토론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1, 2학년 저학년 학생들은 개념 자체를 이해하는 게 너무나 어렵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개념 설명보다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친구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를 연습하는 역할극 활동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인공지능으로 만든 결과물을 자신의 것처럼 제출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구성하면 아이들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AI로 숙제를 만든 친구',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와 같이 역할을 나누고,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해 주면 좋을까?"를 중심으로 역할극을 진행합니다.
학생들은 친구를 지적하거나 혼내는 말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고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하는 말을 직접 만들어 보게 합니다.
그렇게하면 "AI 도움을 받은 거야? 그럼 그 사실을 같이 적어야 해.", "네 생각도 같이 쓰면 더 멋질 것 같아." 와 같은 표현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아주 구체적인 사례로 차근차근 접근하는 게 필요하겠네요.
그렇다면 이런 방식의 살아 있는 저작권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을까요?
조민의 교사 / 서울 신상도초등학교
아이들 지식을 소비하는 단계를 지나, 책임감 있는 '디지털 창작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인공지능이 많은 것을 대신해주는 시대일수록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권리를 구분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저작권을 지키는 연습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정직함을 배우는 인성 교육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올바른 저작권 인식을 갖춘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그 기술을 윤리적으로 활용하며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인재로 성장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제는 뭐 AI 기술이 익히는 걸 넘어서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생존 교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