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10분 문화톡] "접근성 높은 공연"…공공극장이 여는 '모두의 무대'
[EBS 뉴스]
한 주간의 문화 흐름을 짚어보는 '10분 문화톡'입니다.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흔히 장애인을 위해 수어나 자막을 제공하는 공연을 '배리어 프리'라고 부르죠.
하지만 요즘 공연계에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접근성 높은 공연'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똑같이 공연의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무대 설계 단계부터 고민하는 건데요.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VCR]
강동문화재단 제작
접근성 높은 공연 '해리엇'
배우와 함께 무대 오르는 '그림자 배우'
수어통역·연기 함께 전달해
극본 단계부터 접근성 고려
자막·음성해설 작품에 녹여
무대장치·소품 만지는 '터치투어'
깊이 있는 작품 관람 도와
모두가 함께 하는 '접근성 높은 공연'
공공극장이 앞장 선다
-----
서현아 앵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공연'을 위해 고민하는 분입니다.
강동문화재단의 김영호 대표이사 스튜디오에서 만나봅니다.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을 맞이해서 접근성 높은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공연인지 궁금한데요?
김영호 대표이사 / 강동문화재단
네, 강동문화재단이 제작한 접근성 높은 연극〈해리엇〉을 오늘(4월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강동아트센터에서 선보입니다.
이번 작품은 동화작가 한윤섭작가의 동명 동화 '해리엇'을 원작으로 175년을 살아온 갈라파고스 거북 '해리엇'과 상처를 안고 동물원에 들어온 어린 원숭이 '찰리'를 중심으로 낯설고 힘든 세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이 공연의 특징은 작품 제작 초기 단계부터 수어, 음성해설, 자막과 같은 접근성 요소를 무대 위에서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배우 가까이에는 늘 검은 그림자처럼 수어통역배우가 함께하며, 싱크로 수어연기를 선보입니다.
기존 공연처럼 별도의 수어전문가가 무대 앞에서 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무대 안에서 배우와 함께 호흡하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입니다.
이런 조화로운 움직임 덕분에 장면마다 생동감이 더욱 살아나고 관객이 느끼는 감동도 한층 더 깊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 선보이는 <해리엇>은 장애 비장애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많은 관람객분들께서 분명 좋아해 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바로 오늘 막을 올렸군요.
굉장히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고 무대 밖에서도 이렇게 공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계시다고요?
김영호 대표이사 / 강동문화재단
네, 공연에 대한 사전 정보, 공연장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기까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수어 홍보영상과 사전 음성해설은 물론이고 문자와 점자를 함께 담은 프로그램 책자북도 제공합니다.
또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관객들이 공연을 보기 전에 직접 무대에서 세트와 소품이 놓여진 공간을 만져보고 공연에 사용되는 음향, 조명효과를 미리 느껴볼 수 있는 '무대 터치투어'도 운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금 가지고 오신 책자가 화면에는 잘 안 보이겠습니다만 저는 잘 보이는데 굉장히 많은 정보가 점자로 나와 있습니다.
아주 많은 아주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공공예술기관에서 제작까지 시도하는 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이렇게 공연 제작을 이어가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김영호 대표이사 / 강동문화재단
맞습니다.
공연 제작은 실제로 시간과 예산, 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제작을 이어가는 이유는 지역의 공공극장이 좋은 공연을 지역으로 유통하는 기능도 수행하지만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예술작품을 통한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공연예술의 접근성을 높여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작업은 민간 시장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공공극장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도전할 만한 일인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해리엇> 공연은 강동아트센터가 공공극장으로서 창작 레퍼토리를 구축해가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공공극장의 선도적인 역할을 떠올리게 되네요.
정부가 최근에 문화 산업 발전에 대한 의지를 굉장히 강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공예술기관에는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김영호 대표이사 / 강동문화재단
문화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의 문화예술 생태계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해리엇>이 서울시 기초자치단체 공연장 가운데 최초로 제작된 접근성 공연입니다.
지난해 초연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이 있었고 올해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문예회관특성화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2주 동안 많은 관객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중앙정부와 지역문화재단이 협력해 공공예술기관 저마다의 정체성과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안정적으로 창작과 제작을 이어갈 수 있는 지속적인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있다면 지역마다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공연을 통해 문화기관 간 활발한 교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보통 뭐 K-컬처 하면 산업의 역할이 많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습니다만 또 산업이 절대 할 수 없는 아주 공적인 역할들이 있으니까요,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꼭 이루어져야겠습니다.
또 올해 강동문화재단이 준비한 또 다른 공연들이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김영호 대표이사 / 강동문화재단
강동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강동아트센터가 올해 개관 15주년입니다.
강동아트센터는 지난 15년 동안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서울 동남권 관객들의 일상과 고품격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올해 소프라노 조수미 콘서트, 지휘자 장한나와 KBS교향악단과 같은 대형 클래식 공연부터, 소설가 김영하 작가와 함께하는 마티네 콘서트, 창작판소리,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과 같이 동시대 관객들의 높은 문화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도 강동아트센터가 더 많은 분들의 일상 속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감동을 누릴 수 있어야 진짜 좋은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문턱을 낮춘 공공극장의 노력이 우리 사회의 장벽을 허물고 우리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데에 기분 좋은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