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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층기획] 학교 담장 넘어 마을로…'온 동네 돌봄'으로 키우는 아이들

[교육,대학,초등,고교]
이상미 기자
작성일
26.04.17

[EBS 뉴스12]

학교 수업이 끝난 뒤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우리 아이들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요?


국가가 돌봄을 책임지겠다며 '늘봄학교'를 전국으로 확대한 지 2년 만에, 이제는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이른바 '온동네 초등돌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EBS 뉴스는 이런 변화에 맞춰, 거점형 돌봄센터부터 이웃이 함께하는 공동체 돌봄까지, 학교 밖 자원들이 우리 아이들의 오후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상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종이 울리고, 아이들이 교실을 나섭니다.


학교 수업은 끝났지만, 아이들의 오후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나은이는 학교 정문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10분 거리의 '늘봄꿈터'로 향합니다.


맞벌이 부모에게 학교 돌봄 탈락은 위기였지만, 이곳이 든든한 대안이 됐습니다.


인터뷰: 성호영 / 성나은 아버지 

"처음에는 사실 1순위는 아니었거든요. 1순위는 학교에서 하는 돌봄이 사실은 1순위였고, 추첨을 하러 갔는데 이제 떨어졌어요. 그래서 여기 늘봄꿈터를 좀 알게 돼서 와서 이제 커리큘럼이랑 얘기는 들었는데 수업이 되게 다양하더라고요."


이곳은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거점형 늘봄센터'로, 인근 7개 학교에서 모인 7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오후 시간을 보냅니다.


개별 학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돌봄 수요를 흡수해, 사각지대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지영 늘봄전담실장 /고양 늘봄꿈터

"(학교) 대부분은 초등학교 1~2학년 대상으로 돌봄 교실이 운영이 되고있고요. 여기 고양 늘봄꿈터 삼송센터는 1학년에서 4학년 학생 모두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일 경우에는 지원이 가능합니다."


축구 수업이 있는 날.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다닙니다. 


인터뷰: 성나은 / 경기 오금초 2학년 

"축구 게임이랑 드리블 연습이랑 무궁화 꽃이랑. 선생님한테 안 잡히고 도망치는 게 재밌었어요."


돌봄 교실에서는 간식도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냅니다. 


"너 왜 이렇게 잘해?" 


"나 학교에서 1등이야"


인터뷰: 성호영 / 성나은 아버지

"축구 활동 그러니까 체육 활동도 편하게 하고, 조금 다양한 수업을 접할 수가 있어서. 그리고 버스도 생각보다 처음에 걱정했던 부분보다는 되게 안전하게 잘 운영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학교의 돌봄 부담을 지자체가 함께 나누는 곳도 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하교 후 향하는 곳은 학교 밖 '키움센터'입니다. 


드럼 수업이 시작되자, 아이들의 손이 바빠집니다.


리듬을 맞추느라 표정은 금세 진지해지고,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인터뷰: 최서아 /서울 오류남초 2학년

"노래랑 그런 것도 좋아하는데 이런 거 치는 것도 좀 재밌어서 (좋아해요)."


교육청과 지자체가 손을 잡으면서, 학교는 부담을 덜고 아이들은 훨씬 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누리게 됐습니다.


인터뷰: 신수영 센터장 / 서울 구로 거점형 우리동네 키움센터

"저희 안에는 아이를 돌보는 돌봄의 전문가가 있고, 또 여기 안에 다양한 지역의 자원을 발굴할 수 있는 유연함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저희 공간에서 그런 전문가가 만든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이들은 바로 돌봄실로 이동합니다.


배움과 돌봄이 한 건물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겁니다. 


인터뷰: 최서아 / 서울 오류남초 2학년

"쿠키 만들기 할 때 그 반죽으로 이렇게 동글동글하게 해 가지고는 납작하게 한 다음에 넣어가지고 굽는 것도 재밌었고…."


여기에  더해 당일 예약이 가능한 '긴급 돌봄'은 맞벌이 부부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입니다.


인터뷰: 임수인 / 최서아  어머니

"야근을 한다든가 아니면 뭐 병원을 갑자기 가야 된다든가 그럴 경우에도 당일로 예약을 해서 이용을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학교 혼자 감당하던 돌봄의 무게를 지역사회가 나누기 시작하면서, 돌봄 시간은 더 유연해지고, 프로그램의 질도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조대진 과장 / 서울시교육청 남부교육지원청 

"돌봄이라고 하는 것이 학교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라든지 자치구라든지 지역의 여러 기관들이 함께 했을 때 훨씬 질 높은 돌봄이 되고…."


아파트 단지 안, 이곳은 이웃 사촌들이 선생님이 되어주는 '돌봄 공동체'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준우에게 이곳 선생님들은 친구 엄마이자 할머니입니다.


"준우, 어서 와~" 


"놀러온 왔어?" 


"네!"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체 안에서, 다섯 살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함께 어울리면서 관계 맺는 법을 배웁니다. 


인터뷰: 김현지 매니저 / 위스테이지축 놀러온 

"마을의 이웃들이 돌봄에 참여하면서 부모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다양한 어른들과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인 것 같습니다. 이런 관계들이 아이들의 일상과 마을로 이어지면서 서로를 아는 얼굴로 연결되는 안전망이자 울타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봄을 맞아 텃밭으로 나온 아이들. 


작은 화분에 모종을 심고, 흙을 만지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계절의 변화를 체감합니다. 


인터뷰: 허준우  / 경기 지효초 3학년

"오랜만에 텃밭 나가니까 공기가 좋았어요. 바질을 심으니까 뭔가 뿌듯했어요. 놀러온 오면 제일 좋은 점이 뭐냐면 친구들이랑 동생들이랑 놀 수 있어요."


인터뷰: 조미리 / 허준우 어머니 

"아이한테 굉장히 익숙한 공간이고 선생님들도 이제 이웃 선생님들이어서 익숙하고 편안한 게 아이한테 가장 좋은 것 같고요. 부모 입장에서도 좀 늦게 집에 와서 아이를 만나러 가야 되거나 할 때도 걱정되지 않고…."


학교 밖 돌봄의 씨앗은 이미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흩어진 자원들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입니다.


최근 재개발로 학생 수가 4배 가까이 급증한 광주의 한 초등학교. 


학교 안 돌봄교실만으로는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학교 밖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인터뷰: 강택구 교장 / 광주 효동초 

"(학교) 주변에 있는 지역 인프라가 충분히 있는 지역이 있구나 그런 것들을 이제 확인하고 함께 찾다 보니까 지역 돌봄과 함께 한다면 이런 학교의 어려운 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겠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등 인근 9개 기관이 참여하는 '돌봄 협의체'를 꾸려,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학교 문턱을 낮추자 사각지대에 있던 아이들이 지역 기관과 즉각 연결되는 선순환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조희련 늘봄실장 / 광주 효동초

"센터장님들도 좀 실효성을 느끼는 거예요. 그리고 가서 이런 이야기 해야 되겠다. 그래서 즉각적인 소통이 되고 해결도 되고 제안이 돼서…."


정부는 올해부터 본격화된 '온동네 초등돌봄' 정책에 따라,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거점형 돌봄센터를 15곳 이상 늘리고, 지역사회와 학교가 협력하는 협의체 운영을 위해 1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강지원/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장

"시도에 한 명 혹은 시군구에 한 명이 대표로 오게 되는 그런 협의체의 경우에는 지역의 특성을 다 고려할 수가 없어요. 오히려 생활권 단위로 작은 규모의 협의체가 필요한 것이고, 학교와 학교 밖에 있는 시설들이 모여 있는 상태이고 수요를 정확하게 산출한다면 그 산출된 수요를 가지고 역할 분담하기가 

쉬운 거죠."


학교 수업이 끝나고 부모님이 퇴근하기까지의 반나절.


아이들은 이제 학교 안팎을 넘나들며 자라납니다.


학교라는 담장을 넘어 온 마을이 아이들의 안전망이 되어줄 때, '빈틈없는 돌봄'은 완성될 수 있습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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