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흉기 들고 등교하는 교실…"교실 안전망, 근본부터 바꿔야"
[EBS 뉴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담장 안에서, 차마 믿기 힘든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제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교내에서 흉기 난동과 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교 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충남 계룡 고교 피습
고3 학생이 면담 도중 교사에 흉기
대낮에 학교 침입해 흉기 난동까지
학생·외부인 가리지 않는 '교내 강력 사건'
상해·폭행에 노출된 교원
지난해 1학기 피해 328건…매년 증가
반복되는 학교 안전 위기
안전한 교실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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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무너진 교권과 학교 안전망 문제에 대해서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제 충남 계룡에서 또 끔찍한 일이 발생했고요.
이 사건만이 아니고 학교 안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현장에서는 교권 붕괴나 추락을 넘어서 교권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 조차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2020년 144건이던 교사에 대한 상해·폭행 및 성폭력 범죄사건이 2024년 675건으로 5배 가까이 폭증했고, 2025년 1학기에만 389건으로 수업 일수로 따지면 매일 4명의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처참한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대전의 고등학교 교무실에서 외부인의 갑작스런 흉기 피습으로 열군데를 찔려 병원에서 치료와 재활로 고통받는 선생님, 지난해 충북의 고등학교에서 학생에게 흉기 피습을 당한 교장선생님, 체육수업 중 다른 학생의 뒤통수를 때리는 학생을 제지하자 교사 가슴을 수차례 폭행하고 오히려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건 등 학생에 의한 흉기 사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럼 그동안 사실 대책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같은 사건은 학교전담경찰관 등 전문인력의 부족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교사에 대한 폭력사안이 발생해도 교사 개인이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는 현실 역시 주요한 원인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작은 틈을 방치하면 결국 댐이 무너지듯이 학생 간 폭력은 엄격한 기준에 따른 책임있는 조치가 이어지지만, 학생이 교사를 폭행했을 때는 학생부에 기록조차 되지 않는 등 큰 문제가 없이 지나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더 심각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작은 틈부터 제대로 막지 않으면 큰 댐이 완전히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고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지금 학교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 안전 대책이 있는데요.
학교 전담 경찰관이라든지, CCTV, 출입 통제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제대로 작동이 되고 있는 겁니까?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외부인 통제에만 집중하는 현재의 대책은 마치 안에서 불이 났는데 창문만 잠그는 격입니다.
지난해 충북의 한 고교 교직원 흉기 피습사건, 이번 충남 사건처럼 학생이 작정하고 흉기나 인화물질을 가져오면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흉기 및 인화물질 반입 금지 조치등 강력한 안전망 구축도 필요하고요.
더불어 위급 상황 시 즉시 경찰로 연결되는 원스톱 비상벨 설치와 같은 물리적 지원 시스템, 그리고 학교전담경찰관이 교내 강력 범죄에 즉각 개입하여 지원할 수 있도록 1학교 1전담경찰관 배치 등 대폭적인 인력 확충이 시급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는 선생님들이 10명 중에 1명꼴밖에 되지 않더라고요.
왜 선생님들은 이렇게 피해를 입고도 침묵하실 수밖에 없는 겁니까?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학교에는 수업 중 반복적으로 난동을 부리고 교사를 폭행한 학생 사안을 교권보호위원회에 회부하려 하자, 학부모가 아동학대 신고를 암시하며 압박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로 인해 교권침해를 겪고도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하는 비율은 13% 정도에 불과합니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교사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신고비율이 저조한 이유는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나 고소 등 법적 분쟁이나 악성민원으로 확대될 것에 대한 부담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교사가 피해를 입고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고, 결국 교실의 안전과 교육의 질이 함께 위협받게 됩니다.
따라서 최소한 다음 세 가지는 즉시 시행되어야 합니다.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악성민원 맞고소제 도입, 교육활동 국가소송책임제 마련입니다.
이 세 가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교사가 안전하게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말씀해 주신 대책 중에서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문제를 놓고 교원단체 간 의견이 조금 엇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교조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교사노조도 찬성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학생부 기재는 아이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는 낙인이 아니라, 더 큰 잘못으로 번지지 않게 막아주는 가드레일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송 남발이나 낙인 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2023년 교육부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듯이 교원의 90%, 학부모의 76%가 학생부 기재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낙인'이라는 말이 학교와 교사 그리고 우리 학생들을 얼마나 어렵게 만들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 선별과 분리조치조차 민원과 낙인 우려로 주저하고, 생활지도 역시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학부모 상담에서는 학생의 생활을 솔직히 전달하기보다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고, 기초학력 조기 진단과 지원, 대안교육 권유도 어려운 현실입니다.
학생 간 폭력은 학생부에 기록되고 대입에도 반영됩니다.
그렇다면 교사를 폭행한 경우는 왜 기록되지 않아야 합니까?
학생에 의한 교사 대상 폭력은 폭력이 아닌 것입니까?
교사를 폭행해 전학을 가더라도 전학 간 학교는 그 사유조차 알지 못하는 현실에서 과연 학생을 제대로 보살피고 교육할 수 있겠습니까?
반복적 교권침해 사실을 학교가 알지 못해도 되는 것입니까?
낙인을 피하는 것이 목적이 되면 필요한 지원과 개입 시기를 놓치고, 학생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프랑스는 경고, 견책, 수업정지, 정학, 퇴학 등 6단계 징계를 학생부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록은 처벌이 아니라 책임을 배우게 하는 교육적 장치입니다.
선생님이 보호받지 못하는 교실에서 학생의 학습권을 지킬 수 없습니다.
학생부 기재는 가해 학생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게 하는 마지막 교육적 제동장치가 되고, 선생님에게는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최소한의 방패가 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현행 체계에서는 선생님들이 기본적인 역할조차도 하기가 어렵다라고 말씀 해 주셨는데요.
뭔가 이 위기 학생들 위기 징후를 조기에 찾아내고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이 시스템도 지금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거죠?
강주호 회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부가 지난해 12월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현장 교사들에겐 먼나라 이웃나라 얘기처럼 들립니다.
2030년까지 상담 인력을 늘리겠다는 목표는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느립니다.
또한 위기학생 발견 대응 관련 사업들이 예산이나 안내 부족 체계미흡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행정편의와 탁상행정에 따라 형식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현장의 시급성과 급박한 상황을 대응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조치라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학교에서 지금 흉기 사건이 잇따르면서 너무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강력한 교권 보호 대책과 함께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안전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