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아픈 가족 돌보는 청년들…"지원법 시행에도 문턱 높아"
[EBS 뉴스]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학업과 미래까지 미뤄두고 있는 청년들, 일명 '영케어러'라고도 하죠.
지난달 26일, 이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한 법률이 처음으로 시행됐습니다.
법적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선 큰 진전이지만, 지원 조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가족돌봄 등 위기 아동·청년 지원법
지난달 26일 첫 시행
아픈 가족 돌보는 아동·청년 '영케어러'
고립·은둔 위기 청년까지 지원 체계 마련
전담 기구 '청년미래센터' 전국 설치
사례관리·심리상담·취창업 통합 지원
현장선 "지원 대상·방법에 한계"
'위기 아동·청년' 범위도 쟁점
법 안착 위한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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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가족을 돌보느라 위기 상황에 놓인 영케어러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온 돌봄 커뮤니티 'N인분'의 조기현 대표와 이어가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네, 이 법안의 이름이 '가족돌봄 등 위기 아동 청년 지원법'입니다.
우선 어떤 내용인지부터 짚어볼까요?
조기현 대표 / 돌봄 커뮤니티 'N인분'
네, 법안의 약칭은 '위기아동청년법'이라고 부릅니다.
가족 돌봄에 부담을 지고 있는 아동이나 청년 그리고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아동이나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이고요.
이제 34세 이하의 청년들까지 포함해서 '가족 돌봄 아동 청년'이라고 '영케어러'를 명명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이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도 이런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 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요.
법안이 시행되면서 가장 달라지는 점이 어떤 것이고 할 수 있을까요?
조기현 대표 / 돌봄 커뮤니티 'N인분'
가장 크게 전환되는 지점이라고 하면 전담 사례 관리 기관이 생긴다라는 것 같습니다.
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시범적인 운영을 하고 있던 네 곳이 있었습니다.
울산, 전북, 그 다음에 충북 그리고 인천 이렇게 4곳이 운영됐던 것이 올해 시행되면서 8곳으로 늘리겠다라고 하고 단계적으로 17개 시도에, 이제 전체에 늘려가겠다, 광역 전달 체계가 생긴다고 굉장히 큰 의의가 있고요.
그리고 자기 돌봄비라고 해서 이 영캐러들이 의료비나 생계비로 대부분의 본인들의 본인에게 쓸 돈은 없고 생활에 대부분의 비용들을 쓰니 자기 돌봄에 쓰는 비용을 지원하겠다라고 그래서 생애 1회 연 200만 원 정도의 새로운 수당이 생겼다고 하는 것도 큰 의의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굉장히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는 볼 수 있을 텐데 처음 시행되는 법이다 보니까 분명히 보완할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씩 짚어볼 텐데요.
먼저 이 법이 '35세 이상 가족 구성원이 없어야 한다.'라는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조기현 대표 / 돌봄 커뮤니티 'N인분'
네, 이제 법에서는 가족 돌봄 아동 청년뿐만이 아니라 돌봄 대상 가족 그러니까 돌봄이 직접적으로 필요한 누군가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구 형태를 봤을 때 돌봄 필요한 가족과 가족 돌봄 아동 청년 외에 35세 이상의 다른 어른이 있으면 기준에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건데요.
이 말은 달리 말하면 이제 34세 이하의 아동 청년이 주 돌봄자일 경우에만, 혼자 모든 돌봄 책임을 다 지고 있는 경우에만 지원하겠다라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상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돌봄의 가구 형태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리고 돌봄의 관계나 돌봄에 부담을 지고 있는 양상도 굉장히 큰데요.
일례로 들면 주 돌봄자에만 한정된 지원이 얼마나 협소한지를 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만난 한 가정이 할아버지가 쓰러졌어요.
그리고 어머니가 주 돌봄자 역할을 하면서 생계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학생 딸이 한 명 있는데 그 딸은 어머니가 할아버지를 케어하지 못할 때 딸이 케어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어머니가 돌봄과 일을 병행하면서 힘들 때 그 어머니에 대한 정서적 케어까지도 다 그 중학생 여성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달리 말하면 주 돌봄자는 아니지만 보조 돌봄자의 위치에 있더라도 이만큼 돌봄의 부담을 지고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 35세 이상의 누군가가 있으면 돌봄 부담이 없다라고 보는 이 기준이 굉장히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현아 앵커
네, 너무 경직된 조건 때문에 사각지대가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또 이 지원을 받아야 할 가족이 서비스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조기현 대표 / 돌봄 커뮤니티 'N인분'
네,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영케어러 당사자가 지원을 받는 데까지도 굉장히 큰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가 "나 지원받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할 때 막상 지원을 해주려고 할 때 돌봄이 필요한 부모나 조부모님이 "아 우리 필요 없어요"라고 거부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근데 왜 그런가 좀 상황을 보면 일단은 복지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한 낙인감이 굉장히 큽니다.
내가 복지 지원을 받을 때 마치 패배자가 된다라고 하는 사회의 인식을 굉장히 사회적 시선으로 느끼는 것도 하나 있다면 돌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 핵심은 돌봄 서비스가 제공이 돼야 합니다.
그러면 가정에 낯선 사람이 돌봄 노동자가 와서 이제 가사도 하고 돌봄도 해줘야 되는데 그런 낯선 사람과의 접촉도 굉장히 큰 장벽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실제로 현장 가면 조부모님이 "나 우리 손자한테 받아도 돼, 아이 거부할래, 나 우리 아들한테 받을래요" 이러면서 거부하시거든요.
그런데 이런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이게 영케어러가 겪는 어려움을 풀기 위해서 영케어러뿐만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돌봄 대상 가족에 대한 집중적인 케어도 필요하다.
이걸 전문적인 말로 하면 이제 가구 단위 사례 관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례관리라 하면 가구 단위로 하되 그 종합적인 필요를 다 영케어러로도 그렇고 돌봄을 받는 사람도 그렇고 종합적인 필요를 파악해서 제공해야지만 이 문제를 풀 수 있고 더 나아가서 핵심은 이제까지 우리 부모님이 싫대요, 우리 조부모님이 안 된대요라고 그러면 그걸 설득하는 역할이 아동이나 청년들에게 부과됐거든요.
설득하고 조율하고 한번 해보자고 쪼르기도 하고.
그런데 그걸 이제 공적인 개입을 통해서 관계를 형성하고 같이 설득해 줄 수 있는 어른의 역할을 이제 공공이 시작해야 한다라는 게 이 법의 큰 의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정부는 이 영케어러를 가족 돌봄 청년이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 실무자들이 용어를 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걸까요?
조기현 대표 / 돌봄 커뮤니티 'N인분'
이 가족 돌봄 청년이라고 그러면 명확하죠.
가족을 돌보는 청년, 가족을 돌보는 아동인데 실제로 특히 아동 청소년들을 만나는 현장들을 보면 사업명으로는 가족 돌봄 아동, 가족 돌봄 청년이 있지만 그들 앞에서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왜 꺼내지 못해요라고 물어보면 '가족을 계속 돌봐야 되는 아동' '가족을 계속 돌봐야 하는 청소년' 이렇게 부르는 것 같아서 좀 부담감을 주는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아동 청소년기 때 가족 중에 누군가 아프다 그리고 내가 돌본다라는 건 굉장히 예민한 문제입니다.
외부에 드러나는 것도 아이에게는 낙인감을 들 수가 있죠.
근데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으로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줘야 되는 메시지는 "돌봄이 온전히 다 너의 책임이 아니야. 조금 내려놔도 되고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도 돼" 이런 메시지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앞으로 사회가 다 책임질 테니까 '너는 너 스스로 자립하고 너의 성장을 위해서 시간을 써'라고 할 줄 알아야 되는데 이 가족 돌봄 청년이라고 그러면 자칫 돌봄의 책임을 가족에게 있는 것처럼 그런 느끼기도 하고 실제로 가족 관계가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먼 친인척을 돌보고 있는 영케어러들도 굉장히 눈에 띄거든요.
그래서 이 다양해지는 만큼 돌봄 행위를 가족에게만 딱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넓혀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참조할 수 있는 호주 같은 경우는 가족뿐 아니라 친척, 혹은 지인, 친구 이런 비혈연 관계도 이런 영켜어가 부담을 갖는 영역 중에 하나라고 말을 하거든요.
그래서 가족 관계냐가 아니라 돌봄 관계에 있느냐가 지원의 굉장히 중요한 척도가 돼야 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지금까지 법안의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영케어러를 위한 법적 근거가 처음으로 마련됐다는 건 분명한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요.
앞으로 이런 현장의 목소리가 충실히 반영돼서 실질적인 힘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