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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실 밖 생존교양] 청소년 마음 건강 위기…"도움 요청도 배워야"

[교육,중등,대학,초등,고교]
서진석 기자
작성일
26.03.16

[EBS 뉴스]

서현아 앵커

학교 밖 세상을 읽는 힘을 키우는 교실 밖 생존교양 시간입니다.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마음 건강에 그야말로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수년째 자살일 만큼, 아이들이 겪는 내면의 고통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위험 신호를 어떻게 알아차리고 대처해야 할지,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현주 교수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10대 자살률이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저연령화 추세가 심각하다고요?


홍현주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청소년 자살률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통계청 대비 가장 최신인 2024년의 경우 10만 명당 8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전에는 OECD 중간 정도였는데 이제는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특히 저연령화와 여성 자살률의 증가인데 15-19세 보다는 10-14세에서 2014년 대비 3.14배 증가하였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3.22배 증가하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신건강과 자살 문제가 저연령화 되는 문제가 심각한데요. 


그렇다면,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의 위기를 미리 알아차릴 방법이 있을까요?


홍현주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먼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죽고 싶다와 살기 싫다는 분명히 다르며 아이들은 매우 다양한 의미로 죽고 싶다고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제 외래에서도 너무 너무 죽고 싶다고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는데요. 


이들의 경우에도 그 의미를 찾다보면 너무 힘들다, 못 견디겠다, 희망이 안 보인다, 도망치고 싶다, 나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등의 여러 생각들이 죽고싶다는, 다소 극단적인 말로 표현이 된다는 것입니다. 


만일 부모님이 이런 말을 듣게 되면, 당황해서 '그러면 안 돼' 라고 말하면서 수습하려고 하는데, 어떨 때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아이와 같이 찾아보면 부모와 아이 모두 마음이 좀 더 진정되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자살 사고가 난 뒤 주변에서 "전혀 그럴 아이가 아니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심리 부검을 해보시면 어떤 특성이 나타납니까?


홍현주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저는 2016-2021년까지 자살로 사망한 청소년들의 부모님의 면담을 통해 자살 경로를 파악하는 심리 부검을 했습니다. 


놀랍게도 자살로 사망한 아이들의 상당수는 주변에서 자살의 위험성을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이 전에 자해나 자살 시도를 한 경우도 20% 미만이며 충동적인 성격이라기보다는 순응적이고,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으며, 문제 해결 방식이 회피적이며 겉으로는 가정에서나 학교 생활에서 큰 문제가 있었지 않았습니다. 


죽음을 생각하고 이를 실행하는 경우는 내면의 고통이 아주 컸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이들은 주변에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잘 표현하지 않았기에 옆에서 보기에는 오히려 별다른 어려움 없어 보였던 아이들이 훨씬 많습니다.


어떤 친구는 너무 외롭게 고립되어 성장하였는데, 사실 겉으로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아이로 보여졌지요.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문제가 없어 보였던 이 아이들이 자살까지 이르게 되는 겁니까? 


홍현주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자살은 특정 한두 개의 요인으로 설명하기 힘들고 복합적입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고통을 느낄 때 죽음을 떠올리는데 그것이 사춘기의 나이에서는 큰 일이지만, 어른들의 관점에서는 아주 큰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진로에 대한 문제, 친구관계, 가정 문제 등 어쩌면 사춘기 아이들이 흔히 느끼는 고민들입니다. 


어떤 고민이 생길 때 혼자서 생각하면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누군가에 말을 하거나, 한번 용기 내어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을 하다 보면 한결 편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의 경우, 문제들이 계속 쌓이지만, 그 당시에, 그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을 때 죽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서현아 앵커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해보자는 말씀이신데요. 


학교나 가정에서는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요?


홍현주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먼저 자살의 위험 신호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를 떠나보낸 후 부모나 교사는 왜 내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자책을 많이 합니다. 


사실 이 위험 신호는 매우 약하고 사춘기 신호와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도와주는 방법이라고 하면 감정을 살피는 것에 좀 더 예민해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뭔가 감정상태가 변하고 힘들어 할 때, 어떤 일이 있는지, 괜찮은지 물어봐 주는 것이지요. 


사실 저는 아이들이 좀 더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주변에 신호를 잘 보내도록 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참는 것보다 표현하도록 하고,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는 것이라는 대한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학교에서 해야 하는 국영수 보다 중요한 생존교육입니다. 


서현아 앵커

아이들의 훈련,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또 하나, 최근에는 아이들은 AI를 친구처럼 생각하고, 편하게 상담을 받는데요. 


이런 문화가 청소년 자살엔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보십니까?


홍현주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요새 마치 친구처럼 AI에게 모든 것을 의논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친구사이에 갈등을 느끼거나 우울할 때 AI와 상담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밤늦게도 가능하고, AI의 기분을 고려할 필요도 없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친구보다 더 편하게 느끼는 청소년들도 많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AI와 자살 방법을 상의해서 자살에 이르는 사례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고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AI의 발달은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 같은 큰 변화이기에 이러한 현상이 과연 청소년 자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면밀한 고찰과 연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 홀로 고통받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현주 교수 /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지금 당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 있는 기분이겠지만, 이 고통은 반드시 지나가고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죽음은 고통을 멈추는 방법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코 좋은 해결 방법은 아닙니다. 


10년 전에 AI가 나오는 지금을 상상하지 못한 것처럼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혼자서 모든 짐을 지려 하지 말고, 주변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하세요. 부디 자신을 믿고 오늘을 꼭 견뎌주길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아이들의 마음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섬세합니다. 


성적과 경쟁에 앞서,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는 법을 우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교육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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