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첫 장편으로 세계 무대…베를린 초청 유재인 감독
[EBS 뉴스12]
새해 한국 영화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세 편이 공식 초청된 건데요.
홍상수 감독과 정지영 감독의 신작과 함께, 인생 첫 장편 영화로 베를린의 초청을 받은 신예 감독도 있습니다.
황대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0년 전, 베를린 영화제 기간에 여행객으로 그곳을 지나쳤던 유재인 감독.
이제는 같은 도시에 자신의 영화를 선보이는 감독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인터뷰: 유재인 감독 / 영화 '지우러 가는 길'
"저런 거 하는구나 베를린 영화제구나 하고서 그냥 지나갔었는데 마침 이번에 10년 만에 다시 가면서 그때 제가 또 공연 관람했던 극장에서 프리미어 상영을 하게 됐거든요."
유재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 '지우러 가는 길'은 담임 교사와의 관계로 임신하게 된 고등학생이 불법 낙태약을 구하기 위해 하루 동안 길을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낙태죄가 폐지된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사회의 사각지대를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인터뷰: 유재인 감독 / 영화 '지우러 가는 길'
"낙태죄 폐지됐으니까 이제 다 끝, 이렇게만 조금 방치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고 우리가 사회적인 책임으로서 이 상황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것들을 주제로 (다루게 됐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영화는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인터뷰: 유재인 감독 / 영화 '지우러 가는 길'
"굉장히 내가 지금 힘들고 괴로운 순간에도 웃을 수 있는 지점들이 있고 (웃음을 받아들이는) 그런 태도가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되는 것 같거든요."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하며 국내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아동·청소년을 다룬 작품을 소개하는 '제너레이션 14플러스' 부문에 공식 초청됐습니다.
영화제 측은 이 작품이 "권력 남용과 자기 결정권이라는 주제를 우아하고도 잘 구축된 영화적 세계 속에서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유재인 감독 / 영화 '지우러 가는 길'
"(국내) 관객들 반응을 봤을 때 되게 웃고 우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해외 관객들도 똑같이 반응을 할까 그런 것들이 되게 궁금하고."
서른이 넘어 영화를 시작한 유재인 감독은, 지금도 한국영화아카데미 연구생 신분으로, 이번 영화는 그의 졸업작품입니다.
미술을 하다 우연히 단편 영화를 만들며 영화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한 편 한 편 계속된 경험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 유재인 감독 / 영화 '지우러 가는 길'
"영화는 어쨌든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어떤 앵글이잖아요. 그래서 다양한 삶의 경험을 밖에서 해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것이 나중에 시나리오를 쓸 때라든지 다른 사람들과 협업할 때 분명히 다 힘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장편으로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인 베를린에 초청된 유재인 감독.
한국 영화의 새로운 이름이 이제 세계 관객과 만납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