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대전·충남 통합 속도전…교육계 우려 이유는?
[EBS 뉴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 전국을 고르게 키우겠다는 게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입니다.
이를 위해 이른바 '5극 3특', 그러니까 기존 시·도의 경계를 넘어 전국을 초광역 체제로 재편하는 구상을 내놨는데요.
이같은 흐름 속에서 대전과 충남의 행정통합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교육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먼저 영상 보고 취재기자, 현장 전문가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VCR]
대전·충남 2026년 통합 출범 목표로
통합 논의 본격화
광주·전남도 통합 초읽기 단계
교육감 공동 합의문 발표
행정통합 두고
교육계는 '우려' 목소리
교육 행정 소외 없는 광역 통합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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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행정통합 논란 먼저 취재 기자와 쟁점을 짚어봅니다.
박광주 기자, 지금 대전과 충남의 통합 속도가 굉장히 예사롭지가 않은데 현재 처리 상황부터 짚어볼까요?
박광주 기자
그렇습니다.
이미 야당(국민의힘)이 발의한 특별법에 이어, 여당(더불어민주당)도 설 전 처리를 목표로 새 법안을 준비 중입니다.
여기에 행정안전부도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원 총괄기구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통합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뽑고 7월에는 통합시를 출범하겠다는 일정입니다.
대전 충남의 경우에는 교육감들을 비롯한 지역 교육계에서 우려의 목소리 내고 있습니다.
교육계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건데요.
대전의 설동호 교육감은 교육재정 확보와 권한 이양과 같은 교육자치를 위한 교육 특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요, 충남의 김지철 교육감은 교육감 선출 방식이 바뀌거나 감사권한이 통합되면 교육자치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행정통합이 교육자치의 취지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현장 의견은 어떤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대전교사노동조합의 이윤경 위원장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대전 교육계에서는 이번 통합을 두고 교육 자주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언급을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걱정하시는 겁니까?
이윤경 위원장 / 대전교사노동조합
현재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처음부터 끝까지 교육을 사실상 논외로 둔 채 행정 효율성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 교육계의 큰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교육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인데, 이번 법안은 그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흔들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발의된 특별법안을 살펴보면 제54조 (교육감 선출 방식에 관한 특례)조항에서, 교육감 선거방식을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나 러닝메이트제 등 다른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는 헌법과 지방교육자치법이 보장해 온 교육감 직선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고, 교육이 정치 상황이나 권력 구도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위험한 여지를 두는 조항입니다.
또한 제72조(자치감사계획) 조항을 보면, 통합시장에게 포괄적인 감사권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통합시장이 교육청 감사권까지 포함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이는 교육행정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고, 감사가 교육 개선이 아니라 통제의 수단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큰 우려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여기에 더해서 행정통합으로 인해서 인사 이동이라든지 거주지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다, 이런 현실적인 측면에서의 고민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윤경 위원장 / 대전교사노동조합
그렇습니다.
이미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같은 문제를 겪었습니다.
1989년 대전과 충남 교육청이 분리되었고 충남교육청 청사는 2013년이 되어서야 내포신도시로 완전히 이전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교직원들이 장기간에 걸쳐 원치 않는 근무지 이동을 하면서 주거 이전과 가족 분리,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생활상의 혼란을 겪은 바 있습니다.
또한 행정통합이 추진될 경우 교육청 조직 개편, 기관 이전, 인사 기준 변경 등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대책은 전혀 없는 상태이고 무엇보다 그 과정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에 교육계 쪽은 포함되지 않아 문제가 큽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금 행정통합이 굉장히 속도전 양상으로 추진이 되고 있는데 교육계의 입장이 반영될 기회가 없다고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교육계 입장에서 통합 논의 과정에서 놓치지 말고 진행했으면 하는 사안, 어떤 것들이 있겠습니까?
이윤경 위원장 / 대전교사노동조합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교육의 직접 당사자인 교사와 교육공무원, 학생과 학부모, 그 누구의 의견도 제대로 묻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유감입니다.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와 공개적인 논의의 장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하고, 통합 논의를 위한 협의체에도 교육 주체들이 당연히 구성원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또한 제도 논의와 함께 현장에서 실제로 영향을 받는 교직원들의 권리와 생활을 보호하는 구체적인 장치가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행정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직원들의 주거 및 생활 안정 대책, 기존의 인사 교류 원칙과 전보 기준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보장, 장거리 이동이나 사실상의 이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보호 원칙이 분명히 제시되어야 합니다.
행정 효율성, 규모의 논리보다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을 어떻게 지킬 것이냐에 대한 원칙이 먼저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충남으로 가보겠습니다.
충남 교사노조 최재영 위원장 연결해 봅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충남은 인구 감소 지역이 많아서 이 '지역 생존' 차원에서라도 통합이 불가피하다라는 논리가 강합니다.
교육계도 이 필요성 공감을 하십니까?
최재영 위원장 / 충남교사노동조합
입장부터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교육계는 현재 방식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분명히 반대합니다.
2025년 기준 충남의 초·중·고 중 전교생 60명 이하 학교가 254곳으로 전체 학교수의 1/3이 넘습니다.
작년에 초등학교 16곳이 신입생 없이 새 학년을 맞았습니다.
이 수치는 분명한 현실을 말해 줍니다.
학교가 사라지는 지역에는 젊은 부부가 정주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무너지면, 젊은 세대는 그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인구감소는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하면 예산이 늘어난다'는 경제 논리만 앞세우면 작은학교는 가장 먼저 비효율의 이름으로 정리 대상이 됩니다.
이는 인구감소를 막기는커녕 더 가속하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교육계는 분명히 말합니다.
이 통합은 인구감소 해법이 아니라, 인구감소를 앞당길 위험이 큽니다.
서현아 앵커
네, 효율성 논리 때문에 오히려 지역 교육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주셨는데요.
이 행정통합에 더해서 교육감 직선제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선출 방식의 변화, 특히 러닝메이트제 도입 가능성을 우려했는데요.
지역사회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최재영 위원장 / 충남교사노동조합
먼저 충남 교육과 대전 교육은 구조적으로 다릅니다.
충남은 도농복합 지역으로 교육격차 해소, 인구감소 대응, 소규모 학교 유지가 핵심 과제인 반면, 대전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학급 과밀과 학교 간 경쟁, 도심 교육 인프라 관리가 주요 과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첫째, 통합이 되면 교육이 광역 행정체계의 한 부분으로 흡수돼 교육 정책이 현장 필요보다 행정 효율과 정치 일정에 종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통합하면 예산이 늘어난다'는 논리가 앞서면 교육 예산이 현장 중심이 아니라 광역 배분 기준으로 결정돼 농촌·소규모 학교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지자체장이 임명한 감사기구가 교육청을 감사하는 구조로 갈 경우, 감사가 점검이 아니라 통제 수단이 되면서 학교 현장은 수업보다 대응에 매달릴 위험이 있습니다.
넷째, 통합 이후 선출 구조 변화가 거론되면 교육감의 독립성과 지역 교육의 목소리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교육자치는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지금 방식의 통합은 교육을 행정과 정치의 하위 영역으로 밀어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역 발전을 위한 통합이라는 대의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학습권과 교육의 자주성마저 희생되어서는 안 되겠죠.
행정의 속도전보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살피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