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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논란…드라마화 중단
[EBS 뉴스]
최근 교사와 초등학생의 사랑을 다룬 웹툰이 드라마화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육계에 큰 논란이 됐습니다.
교사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제작사는 드라마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드라마화 발표 후 '논란'
"교육현장 왜곡…교사 신뢰 훼손"
교원단체 비난 이어져
논란 끝에 "드라마화 중단"
원작 웹툰 판매도 "중지"
웹툰발 교육현장 왜곡 논란, 반복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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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대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제목부터 상당히 도발적인 것 같은데, 어떤 논란이 있었던 겁니까?
황대훈 기자
원작 웹툰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 됐던 작품입니다.
140화로 완결 됐고요.
작품 소개를 보면 남들보다 연애 운이 없는 편인 여자 주인공 심청아가 초등학교 교사가 되던 날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연애는 필요없다, 좋은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괜찮은 남자'가 하필 초등학생이었고, 동료 교사에게 이 비밀을 들키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물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자 성인 교사와 남자 초등학생의 관계를 그린 것이고요. 여교사는 24살, 남자 초등학생은 12살이라서 띠동갑 사이입니다.
드라마화 소식이 들려온 건 이번주 웹툰 제작사인 씨앤씨레볼루션과 드라마 제작사 메타뉴라인이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맺었다는 게 알려지면서부터였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에 이르기까지 교육계의 비판이 빗발쳤고요.
결국 오늘 제작사 측에서 드라마의 기획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작사는 사회적으로 제기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고요.
이번에 드라마화가 논란이 되면서 원작 웹툰 판매처에서도 판매가 일부 중단됐는데, 원작 작품에까지 새로운 부담을 주게 된 점에 대해 작가에게도 사과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 만화가 연재된 게 벌써 10년 전이면 그 때도 이런 논란이 없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황대훈 기자
맞습니다.
사실 원작이 연재되는 동안에도 이런 논란이 불거지긴 했었는데요.
처음 이 웹툰이 올라온 연재처는 비교적 만화 매니아층만 이용하는 유료 웹툰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극적인 소재에 비해 논란이 덜한 편이었는데요. 연재처를 네이버 시리즈로 옮기게 되면서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접속하는 포털에 연재하는데 적절한 소재냐라는 문제제기가 나왔습니다.
그 당시 알려진 네이버 시리즈 입장을 보면 주인공이 초등학생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 건 맞지만 연애를 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하기보다 교사로서의 본분을 지키겠다라는 대사와 행동을 나타내고 있고,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는데 주의하겠다 이렇게 밝히고 있고요.
실제로 작품에서 이 교사와 학생이 결국 연애를 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학생이 성인이 된 다음에 사귀게 되거든요.
주인공도 이 연애를 상당히 신중하게 대하는 모습이 계속 나옵니다.
또 처음부터 교사가 초등학생인 걸 알고 좋아하는 게 아니라 게임에서 만나서 호감을 가진 상대가 알고 보니 초등학생이었다는 일종의 착각에서 시작되는 관계로 그려지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작가도 이게 민감한 소재고, 조심스럽게 묘사해야 된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에 사회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그루밍 성폭력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요.
만약 같은 소재를 남자 여자가 바뀐 상태로, 즉 남자 교사가 여자 초등학생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는 식으로 묘사됐더라면 과연 연재를 끝마칠 수 있었겠느냐 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제작사가 입장문에서 이야기한대로 사회적 감수성과 흐름이 10년 전과는 많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무엇보다 교육현장에서 실제 교사들이 느끼는 문제점이 컸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지적됐나요.
황대훈 기자
우선 드라마는 웹툰이 아니라는 겁니다.
웹툰은 실제 인물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판타지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지만, 실사로 만들게 되면 시청자에게 훨씬 더 직접적인 감정 몰입과 해석을 유도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관계를 낭만화할 우려가 있고, 교육 현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거고요.
초등학생은 아직 발달 과정에 있는 미성숙한 존재라서 감정의 의미를 충분히 성찰하기를 어려워 할 수 있습니다.
그런 학생을 보호하고 성장을 지원해야 하는 공적 역할을 맡고 있는 교사가 학생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는 설정 자체가 보호받아야 할 학생의 감정적 혼란을 교사가 이용하는 서사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이 작품에서 교사가 자신의 지위를 악용하거나 그루밍 범죄를 저지르는 묘사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교원단체들이 지적하는 것은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의 표적이 되는 상황 속에서 자칫하면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범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묘사가 확산되는 게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서현아 앵커
창작의 자유는 보장돼야겠지만 아동 인권과 윤리 기준을 지키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하겠죠.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